21일 오후 11시 42분, 무인 카페 테이블에 학생들이 치우지 않은 음료 병들이 어질러져 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한 무인 카페에서 다른 손님들이 어질러놓은 쓰레기를 직접 치운 여성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22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인카페, 어젯밤 늦게 들어온 여성 3인’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주택가에서 무인 카페를 운영 중이라는 글쓴이 A씨는 “어제 밤 12시가 다 된 시각에 방범카메라(CCTV)를 보니, 테이블이 난리였다”며 “시험 기간이라 밤늦게 학생들이 와서 안 치운 것이었다”고 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손님들이 마음대로 의자를 끌어다 쓰고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은 듯 테이블 수에 맞지 않게 제멋대로 배치된 의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또한, 테이블 위에는 먹다 남은 음료 병들이 어질러져 있었다.

22일 새벽 1시가 가까워진 시각, 무인 카페를 찾은 여성 3명이 다른 손님들이 어질러놓은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A씨는 “밤늦게 가서 치워야 되나 고민이 됐다”며 “12시 넘은 시각에 여성 3인이 들어오더니 난리가 난 테이블을 잠깐 보시더라. 불쾌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테이블 사진을 한 장 찰칵 찍으시더니 3분이 테이블을 치우기 시작했다”며 “유쾌하게 뚝딱뚝딱 청소하셨다. 바닥에 흘린 부분도 다 닦았다”고 했다. 여성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테이블을 닦은 후 테이블 배치도 원래대로 돌려두자 카페는 금세 깔끔해진 모습이었다.

무인 카페를 청소한 여성 손님이 남기고 간 쪽지. /'아프니까 사장이다'

A씨는 “무인 카페 하면 인류애를 상실했다가, 또다시 인류애가 올라오는 것 같다. 예쁜 학생들”이라며 여성들이 남기고 간 쪽지 사진도 올렸다. “사장님, 저희가 여기 청소했어요. 항상 행복하세요. 시험 기간에 공부 잘하다가요”라는 내용이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사장님 마음 알아주는 고마운 손님이다” “가정교육을 참 잘 받은 분들이다” “냉탕과 온탕을 오간 하루였겠다.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다”라며 여성 손님들을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