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유진상가가 최고 49층 주상복합 단지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유진상가·인왕시장 일대 정비 계획 결정안이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고 24일 밝혔다.

유진상가는 1970년 홍제천을 복개해 지은 지상 5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다. 당시 서울의 최고급 아파트로 서대문의 랜드마크(상징 건축물)였다.

유진상가는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군사 요새’처럼 지었다. 앞서 1968년 김신조 등 북한 공작원 31명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침투한 ‘1·21 사태’가 벌어졌다.

구파발에서 서울 도심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있는 유진상가는 남하하는 북한군을 저지할 수 있게 설계했다. 1층 기둥을 부수면 아파트 전체가 넘어지면서 방어벽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전차를 댈 수 있는 필로티 공간도 만들었다.

1990년대 내부순환로가 상가 위를 지나가면서 건물 일부가 철거됐고 상권도 쇠퇴했다. 2010년 들어 정비 사업을 추진했으나 주민 갈등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 결정안에 따르면, 유진상가와 근처 인왕시장을 묶어 개발한다. 인왕시장 자리에 최고 49층 주상복합 아파트 1121가구와 오피스텔, 상가 등을 올린다. 낡은 유진상가 건물과 홍제천을 덮은 복개 구조물은 철거해 원래 홍제천의 모습을 살린다.

단지에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층이 이용할 수 있는 복지·문화 시설인 ‘인생 케어센터’와 공공 산후 조리원, 도서관, 창업 지원 센터 등을 연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로 짓는 유진상가가 서울 서북권의 새로운 중심 상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