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는 멈추지 않는다! 우리도 멈추지 않는다!”
27일 서울하프마라톤에 참가한 삼성전자 DS부문 설비기술연구소 제어 SW 플랫폼파트 직원들의 구호다. 이기훈(40) 파트장을 비롯해 이재문(44), 안혜빈(31), 황기덕(30)씨가 10km 부문에 도전장을 던졌다.
참가 신청이 늦어 이날 뛰진 못했지만, 응원을 하기 위해 출동한 정우정(35)씨와 최준영(29)씨까지 파트원 12명의 절반인 6명이 현장에 모였다. 안혜빈씨는 나머지 직원 6명의 이름도 빠짐없이 넣은 응원용 플래카드를 마련해 와 분위기를 띄웠다.
이기훈 파트장은 “반도체 설비 제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정밀한 시스템을 다루는 만큼 평소 수영이나 테니스, 스쿼시 등 다양한 운동으로 체력을 단련한다”며 “그중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끈질기게 해결하는 지구력을 키우는 데는 러닝 만한 것이 없다”며 ‘달리기 예찬론’을 펼쳤다.
우연히 벌어진 스쿼시 대결이 모두를 나서게 한 계기가 됐다. 팀 막내 최준영씨에게 완패한 마라톤 마니아 맏형 이재문씨가 “진짜 운동은 마라톤이지!”라며 함께 뛰자고 제안했고, 평소 달리기를 즐기던 동료들이 하나둘 뜻을 모으면서 자연스럽게 단합 대회가 됐다.
이들은 점심 시간마다 사내 헬스장 트랙에서 꾸준히 뛰면서 대회를 준비했다. 안혜빈씨의 남편 정주용(34)씨가 ‘깍두기’로 가세했다. 남편의 ‘외조’를 받으며 완주한 안혜빈씨는 “개발 업무가 고되지만 달리기로 스트레스도 날리고, 동료와도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레이스를 끝낸 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걸린 건 해장국에 수육을 곁들인 뒤풀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 “회식까지 완주합시다!” 이기훈 파트장의 외침에 환호가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