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에 걸려 추석 때 못 온 삼촌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삼촌, 빨리 (낳아, 나아) 다음에 놀러 오세요.”

* 이모가 결혼 7년 만에 아기를 (낳아, 나아) 가족은 물론 이웃 사람들까지도 축하 인사를 건넸다.

위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차례대로 ‘나아, 낳아’입니다. 둘 다 발음이 [나아]로 같아서 헷갈리거나 잘못 쓰는 사람이 무척 많아요. 그러나 두 말의 으뜸꼴(활용하는 단어에서 활용형의 기본이 되는 형태)인 ‘낫다’와 ‘낳다’는 발음이 [낟ː따]와 [나ː타]로 다르고 말의 쓰임도 완전히 다르므로 정확하게 구분해서 써야 합니다.

‘낫다’는 ‘(병이나 상처 따위가) 치유돼 없어지다’라는 뜻으로 예를 들면 ‘병이 씻은 듯이 다 나았다’와 같이 써요. 또 ‘(기분 따위가) 풀어지거나 가벼워지다’라는 뜻도 있는데, ‘한바탕 운동을 하고 나니 기분이 조금 낫네’와 같이 쓰지요. 이와 별도로 ‘보다 더 좋거나 앞서 있다’라는 뜻도 있는데, ‘먼 친척보다 이웃사촌이 낫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낳다’는 ‘배 속의 아이, 새끼, 알을 몸 밖으로 내놓다’ ‘어떤 결과를 이루거나 가져오다’ ‘어떤 환경이나 상황의 영향으로 어떤 인물이 나타나도록 하다’라는 뜻이 있어요. 차례대로 예를 들면, ‘새끼를 낳다’ ‘많은 이익을 낳는 유망 사업’ ‘우리나라가 낳은 천재적인 과학자’와 같이 쓰지요.

- 암이 다 나아 할머니의 빠졌던 머리카락이 다시 나고 있다고 했다.

- 친구의 얼굴을 직접 보니 마음이 한결 낫다.

-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은 백 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 정치인들의 요구대로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면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 그는 세입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임대차3법이 오히려 전·월세 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