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충북 청주 우암산 인근 도심이 뿌옇게 보여요. 이날은 황사에 미세 먼지까지 겹쳐 전국적으로 대기가 탁했어요. /신현종 기자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는 이맘때쯤이면 매년 우리를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습니다. 바로 황사인데요. 지난주엔 몽골에서 온 황사에 중국발 미세 먼지까지 겹치며 우리나라 대기 질이 크게 나빠졌었지요.

황사는 중국에서 발생해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작은 흙먼지를 말합니다. 현대 사회에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생긴 현상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황사는 예전부터 존재했어요. 고려 시대에 저술된 역사서 ‘삼국사기’를 보면 174년 신라엔 “봄 정월에 흙비가 내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조선 명종 때에는 “한양에 흙비가 내렸다”는 표현이 있지요. 황사는 기압골과 함께 따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비에 흙이 섞이는 일이 많아 이렇게 표현된 것이지요. 역사서에선 ‘흙비’라는 뜻의 단어 토우(土雨)가 종종 등장합니다.

황사는 중국 내륙의 건조한 황토지대에서 만들어지는데요. 서쪽의 신장(新疆)과 황하 상류 지역 등이나 북쪽의 고비 사막과 아라산 사막 등에서 생기지요. 이 지역에 저기압이 통과할 때 누런 흙과 모래 입자가 상승기류와 만나 상공으로 따라 올라갑니다.

이후 황사는 저기압 뒤에서 확장해 오는 시베리아 고기압의 북서풍에 실려 우리나라로 날아오는데요. 상공에 떠다니는 입자 중 무거운 모래 입자는 중국에 떨어지고요. 이보다 작고 가벼운 입자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지요. 가끔 제트기류까지 올라간 황사 입자는 태평양을 건너 미국까지 날아가 하늘을 노랗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황사와 미세 먼지는 무엇이 다를까요? 황사는 사막 등 건조한 지역의 흙먼지나 모래가 강한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자연현상이고요. 미세 먼지는 주로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등 인위적으로 배출되는 물질 때문에 생깁니다. 황사는 주로 토양의 칼륨, 철분 등을 포함하고 있고요. 미세 먼지는 오염 물질인 황산염, 질산염 등으로 구성된 공해 물질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황사가 중국의 공업 지역을 지나면서 규소, 납, 카드뮴, 니켈 같은 중금속과 섞여 우리나라로 날아오기 때문에 건강에 해로운 것은 마찬가지예요.

우리나라에서 황사 발생 일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요. 1980년대에는 연 3일 정도였지만 2000년대 들어선 10일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황사 일수가 늘어나는 것은 중국과 몽골의 심각한 사막화 때문입니다. 최근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강수량이 감소하고 건조한 기후가 계속되면서 나무들이 사라지고 있는 건데요. 중국에서는 매년 서울시 면적(605.2㎢)의 몇 배에 달하는 땅이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몽골도 국토 대부분이 점차 사막으로 변하고 있고요. 사람들의 무분별한 개간도 황사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