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왕국의 국왕 셰이크 무함마드 빈라시드 알 막툼과 그의 여섯 번째 부인이던 하야 빈트 알 후세인 왕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왕국의 국왕이 전 부인과 주변인들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영국 BBC가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UAE 총리 겸 두바이 국왕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라시드 알 막툼(72)은 현재 여섯 번째 부인이던 하야 빈트 알 후세인(47) 왕비와 양육권 소송 중인데, 소송을 맡고 있는 런던 고등법원 측에서 셰이크 무함마드가 하야의 휴대전화를 해킹하도록 “승인하거나 이를 암시했다”고 판단했다.

하야는 후세인 1세 전 요르단 국왕의 딸로 2004년 셰이크 무함마드와 결혼했다. 2019년 4월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자녀들과 함께 영국으로 피신해 망명을 신청했다.

법원은 셰이크 무함마드가 지난해 7~8월 11차례에 걸쳐 하야의 휴대전화를 해킹했으며 하야뿐만 아니라 그녀의 두 변호인, 경호원 등 모두 6명의 휴대전화를 해킹했다고 밝혔다. 특히 하야와 미성년 자녀 2명의 재산 청구에 대한 주요 심리가 진행될 때 해킹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해킹에는 이스라엘 업체가 만든 스파이웨어 프로그램 ‘페가수스’가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판하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에도 이용됐던 프로그램이다.

셰이크 무함마드의 사주를 받은 인물들이 하야를 감시할 목적으로 영국 버크셔 하야의 자택 근처 집을 3000만파운드(약 486억원)에 매입하려 한 사실도 밝혀졌다. 법원은 하야 자택에 대한 접근 금지와 상공에 대한 비행 금지를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