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호 감독

영화 ‘별들의 고향’으로 유명한 이장호(76) 감독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총감독을 맡게 됐다. 이 감독은 11일 본지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은 당연히 한 번쯤 조명돼야 할 역사적 사건”이라며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총감독을 맡기로 최근 결정했다”고 했다. 이 영화 제작을 처음 기획한 이는 우종창 전 월간조선 편집위원이다. 이 감독은 “북한인권국제영화제 등에 참여하면서 우 전 편집위원과 인연을 맺었다. 다큐 취지에 공감해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이 감독은 “비판의 목소리가 당연히 있겠지만 개의치 않고 충실히 기록을 남기겠다”며 “박 전 대통령을 예찬하려는 게 아니라 냉정하게, 역사의 눈으로 사건을 조명해보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탄핵 이후 정권을 잡은 세력이 그때보다 더 형편없는 나라를 만들고 있다. 이는 역사의 퇴행”이라며 “다큐멘터리를 통해 탄핵의 역사를 보여주고, 국민이 중심을 잡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르면 다음 주 제작 발표회를 열 예정이다. 개봉은 내년 10월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소설가 최인호가 1972년부터 조선일보에 연재한 소설 ‘별들의 고향’을 1974년 영화화하면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별들의 고향’은 서울 관객 46만명을 넘기며 한국 영화 흥행 신기록을 썼다. 그는 이후에도 ‘바람 불어 좋은 날’ ‘바보선언’ ‘어우동’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등 히트작을 내며 1970~1980년대 대표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