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1990년 동·서독이 통일한 이후 첫 여성 시장이 탄생했다. 베를린시의회는 21일(현지 시각) 본회의를 열고 프란치스카 기파이(42) 사회민주당(SPD) 후보를 베를린시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기파이는 앞서 베를린이 동서로 나뉘어 있던 1948년 서베를린시장을 지낸 여성 정치인 루이즈 슈뢰더 이후 첫 여성 시장이다.

기파이는 재적 의원 147명 중 139명이 참여한 표결에서 84표를 얻어 시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9월 베를린시의회 선거에서 기파이가 이끄는 사민당이 21.4% 득표율로 승리를 거둔 뒤, ‘적·녹·적(사민당·녹색당·좌파당) 연립정부’를 구성해 92석을 확보한 데 따른 결과다.

기파이는 옛 서독 지역인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지만 동독 지역인 브란덴부르크주에서 자랐다. 35세였던 2014년에 베를린 노이쾰른구 구청장에 당선됐다. 이민자 비율이 높아 베를린의 ‘우범지대’로 통하는 지역이다. 기파이는 경찰과 함께 악명 높던 레바논계 폭력조직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 범죄 발생을 줄였다. 이민자 모임을 찾아다니며 독일 사회에 정착하도록 돕는 데도 힘썼다. 2018년부터 지난 5월까지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의 연방 내각에서 가족노인여성청년부 장관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