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명예교수 오탁번(80) 시인이 14일 별세했다. 충북 제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 동대학원 국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월북 시인 정지용이 해금되기 전인 1971년, 그의 시에 대한 첫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일화가 잘 알려져 있다.
고인은 1966~1969년 동아일보(동화), 중앙일보(시), 대한일보(소설)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많은 문학 작품을 남겼다. 시집 ‘아침의 예언’ ‘너무 많은 가운데 하나’ ‘생각나지 않는 꿈’ 등을 냈고, 작년 4월 마지막 시집 ‘비백’을 발간했다. 소설집 ‘처형의 땅’ ‘저녁연기’, 평론집 ‘현대시의 이해’ 등 분야를 넘나들며 활동했다. 한국문학작가상(1987), 동서문학상(1994), 정지용문학상(1997), 은관문화훈장(2010) 등을 받았다.
고인은 1974년 수도여자사범대학 국어과 조교수를 거쳐, 1978년부터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 1993∼1994년 고려대 사범대학 학장, 2008∼2010년 한국시인협회 제36대 회장을 맡았다. 2020년부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했다. 빈소는 고대안암병원, 발인은 17일 오전 10시. (02)923-4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