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상의원의 배현정 원장(가운데), 최소희 약국장(오른쪽), 최혜영 사회복지사. /KT그룹 희망나눔재단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은 49년간 서울 금천구서 형편이 어려운 주민에 무료 진료를 이어온 ‘전·진·상 의원/복지관’ 을 올해 다섯 번째 희망나눔인상으로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전진상의원은 1975년 고(故) 김수환 추기경 요청으로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서 문을 열었다. 벨기에 간호사 출신인 배현정(마리 헬렌 브라쇠르·78) 원장, 최소희 약사, 유송자 사회복지사가 처음부터 함께 했다.

당시 서울 변두리 판자촌을 걱정하던 김 추기경이 서울에서의 봉사를 권했고, 세 사람은 판자촌 10개 지역을 돌아보고 나서 현재 위치에 자리 잡았다. 이름 ‘전·진·상’은 ‘온전한 자아 봉헌(全)’, ‘참다운 사랑(眞)’, ‘끊임없는 기쁨(常)’이라는 국제가톨릭형제회(A.F.I)의 기본정신을 담고 있다.

‘파란 눈의 천사’라 불리는 배 원장은 1972년 국제가톨릭형제회 단원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벨기에에서 간호대를 졸업했고, 한국에선 1981년 중앙대 의대에 편입해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됐다. 외부 의사들 자원봉사로 진료를 이어오던 전진상의원에 상주 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배 원장은 ‘환자는 의사를 만날 권리가 있다’는 신념하에 방문∙야간 진료를 이어오고 있다. 매주 목요일에는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방문 진료를,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야간 진료를 운영한다.

배현정 원장 모습.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전진상의원은 일반 진료를 비롯해 호스피스, 가정 간호, 요양 등 다양한 의료 활동을 한다. 국내에 ‘호스피스’라는 개념이 없던 1998년부터 암 환자를 위한 가정 호스피스를 시작했다. 2008년에는 서울시 최초의 호스피스 전문기관인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를 개원해 말기 암 환자와 가족들 모두 마지막 순간을 존엄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에게는 진료와 처방을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환자뿐 아니라 환자 가족과 환경을 살펴 양육비·생계비·장학금 등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독거노인을 위한 무료 건강검진도 시작했다. ‘전진상 지역아동센터’를 설립해 아동교육·돌봄·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배 원장은 “한국에서 많은 분과 함께 나눔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이웃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병원과 함께 끝까지 환자를 최우선으로 돌볼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

한편 희망나눔인상은 나눔으로 아름다운 사회 가치를 만드는데 기여한 사람(단체)들의 활동을 격려하고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이 제정한 상이다. KT그룹 희망나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연중 상시로 희망나눔인상 후보자의 선행, 사연과 함께 수상자를 추천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