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여러분, 정말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배우 이순재(90)가 11일 방영된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뒤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전했다. 작년 10월 건강 문제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하차해 휴식기를 가지던 중 지난 12월 31일 녹화된 시상식에 참석했다. 대상 수상 작품은 작년 방영된 KBS2 드라마 ‘개소리’다. 이순재는 개의 말을 알아듣게 된 원로 배우 역할을 맡아 연기했다.
이번 수상은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이다. 무대에 오른 그는 “오래 살다 보니까 이런 날도 있네”라는 첫마디로 입을 뗀 뒤 붉어진 눈시울로 6분간 말을 이었다. 이순재는 “오늘 이 아름답고 귀한 상을 받게 됐다”며 “제가 출연한 첫 KBS 드라마 ‘나도 인간이 되련다’ 이후로 KBS에 많이 출연할 기회는 없었지만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 하고 늘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 나이 60세가 넘으면) 전부 공로상을 준다. 하지만 60 먹어도 잘하면 상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라고 언급해 박수가 나왔다.
이순재는 “이 상은 개인의 상이 아니다”라며 주위에 공을 돌렸다. “‘개소리’에는 ‘소피’를 비롯해 수많은 개가 나오는데 개들이 한몫을 다 했다”며 이색적인 작품을 방영해준 KBS에도 감사를 전했다. 또 자신이 지도하는 가천대 학생들이 드라마 촬영 일정을 양해해 주고 “‘모처럼 드라마를 하시는데 잘하세요’라고 말해 주더라”며 울컥 눈물을 흘렸다. 이순재는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소피’ 역의 개 아리, 배우 연우와 함께 베스트커플상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