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1월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김수미의 가족이 배우 김혜자에게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수미와 김혜자는 데뷔 후 53년간 우정을 나눠온 절친한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김수미의 아들 정명호와 며느리이자 배우인 서효림은 25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빠하고 나하고’에 출연해, 김수미가 세상을 떠난 뒤 그를 그리워하는 동료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수미를 ‘엄마’라고 부를 만큼 사이가 각별했던 며느리 서효림은 “엄마 주변 동료 선생님들이 너무 보고 싶다”며 “시상식에서 선생님들 보는데 눈물밖에 안 났다. 엄마만 안 계시니까”라고 말문을 열었다.
서효림은 “내가 엄마 핸드폰을 들고 있다. 그런데 김혜자 선생님한테 문자가 왔다”며 “김혜자 선생님이 ‘수미야 거기 어디야? 대답 좀 해줘’라고 하시는데 너무 눈물이 나더라”고 했다. 이어 “내가 ‘천국에 잘 도착했어요’라고 답장했다”며 “김혜자 선생님이 ‘천국에 잘 도착했다니까 다행이다, 수미야. 이제 편하게 쉬어’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혜자 선생님도 당연히 우리가 보냈다는 걸 아시는데도 이렇게라도 대화를 하고 싶으셨던 거다. 엄마의 메시지가 뜨는 걸”이라며 “그때 되게 많이 울었다. 엄마 핸드폰을 다 보고 통화 녹음도 듣다 보니, 아직도 (지인들에게) 메시지가 많이 온다”고 했다.
공개된 대화를 보면, 김수미가 떠나고 이틀 뒤인 작년 10월 27일 김혜자는 ‘수미야 어디야?’ ‘수미야 수미야 보고 싶다’ ‘얘기해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서효림은 ‘천국에 잘 도착해서 이젠 편안해요.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먼 훗날 우리 웃으면서 다시 만나요 언니’라고 답장했다. 김혜자도 ‘천국에 도착했다니 너무나도 좋아’ ‘수미야 안녕, 이다음에 또 만나자’라고 한다.
김수미와 김혜자의 끈끈한 관계는 그동안 여러 일화를 통해 잘 알려진 바 있다. 김수미는 과거 한 예능에서 경제적 어려움에 힘들었을 때 김혜자의 도움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었다. 당시 김수미는 “100만 원도 없으니 김수미가 돈을 꾸러 다닌다고 소문이 났다. 그걸 들은 혜자 언니가 ‘찔끔찔끔 그렇게 빌리지 말고 이거 다 찾아서 써’라며 통장을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혜자 언니가 ‘어차피 이거 아프리카 가려고 했는데, 아프리카가 여기 있네. 갚지 마’라고 하더라. 상황이 회복되고 영화를 1년에 5개 찍었다. 그리고 제일 먼저 언니 돈부터 갚았다”며 “(혜자 언니는) 내가 전화하면 3시간이고 4시간이고 밤새 들어줬다. 사랑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수미는 작년 10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유족에 따르면 사망 원인은 고혈당 쇼크사다. 앞서 그해 5월에는 피로 누적으로 입원해 활동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