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민주평화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조순용 前 청와대 정무수석)는 제6회 4·19 민주평화상 수상자로 ‘카메룬의 슈바이처’ 정중식 중환자의학과 전문의(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를 선정했다고 17일 발표했다.
1996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정 전문의는 전공의 시절부터 응급의학과에 몸담으면서 2010년까지 서울시립 보라매병원 등 응급의료센터에서 무관심의 대상이던 홈리스(행려) 병자들을 치료하고 돌보는 데 헌신해왔다. 보라매병원 재직 시절에는 홈리스 병자에게 주민등록상 부양의무자가 있을 때 지원이 어려웠던 제도를 개선하는 데도 기여했다.
정 전문의는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 개발도상국으로 눈을 돌려 응급의료 사각지대인 아프리카로 향했다. 2013년엔 카메룬 수도 야운데 국립응급센터 부원장을 맡아 응급의료 체계의 기반을 닦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2020년 외교부가 주최한 제15회 해외봉사상(국무총리상)과 ‘이태석상’을 수상했다. 2023년에는 서울대 의대 동창회로부터 제20회 ‘장기려 의도상’도 받았다.
김대일 4·19 민주평화상 심사위원장은 “정중식 수상자는 카메룬에서 국가 응급의료 체계의 기반과 공공의료 체계의 기초를 세웠을 뿐 아니라 전공의 시절 이미, 남들은 차별하는 홈리스 병자를 찾아 진료하는 등 젊어서부터 소외 계층을 위한 인술(仁術)을 앞장서 실천해 왔다”며 “국내외적으로 인권과 평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4·19 정신에 부합하는 ‘참 의료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순용 4·19 민주평화상 운영위원장은 “의사 정중식을 수상자로 선정함으로써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의료 대란 속에서 의료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4·19 민주평화상은 지난 2020년 서울대 문리과대학 동창회가 4·19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자유·민주·정의·인권·평화의 구현에 큰 업적을 남긴 인사나 단체를 해마다 선정해 시상해 왔다. 역대 수상자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정남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영란 전 대법관, 안성기 영화배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이 있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18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리며, 상금 5000만원과 상패가 수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