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가 절정인 ‘7말(末) 8초(初)’ 주말을 맞아 강원도 동해안에 93만여명의 피서객이 몰렸다. 올여름 최대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배다. 특히 코로나 확진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청정 지역’으로 꼽히는 고성군 일대 해수욕장에는 강원도 전체의 70%가 넘는 67만여명이 집중됐다. 반면, 국내 최대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은 코로나 확산세 탓에 피서객이 8만여명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가 줄었다.
강원도환동해본부는 1일 “주말 이틀간 동해안 6개 시·군의 82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이 93만70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징적인 것은 93만여명 중에서 강원도 최북단 고성군 일대의 해수욕장들을 찾은 사람이 67만6280명으로, 전에 없던 ‘쏠림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 이 지역 주말 피서객(5465명)과 비교하면 120배가 넘는다. 강릉과 속초, 동해에선 3만~5만명이 찾아 지난해에 비해 주말 피서객이 1만명에서 최대 8만명까지 줄었다.
올해 문을 연 고성군 28개 해수욕장은 그야말로 ‘대목’을 맞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강릉이나 속초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지만, 올해는 ‘코로나 안심 해변’이란 이미지 덕분에 전국에서 피서객들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0시 기준 고성군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39명에 불과하다. 반면 강릉은 813명, 동해와 속초는 각각 411명과 339명 등 세자리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강릉시가 지난달 19~25일, 양양군이 지난달 25~30일 사회적 거리 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며 피서객들이 고성으로 몰리는 풍선 효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6년 동해고속도로에 이어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서울~고성 간 이동 시간이 2시간대로 좁혀지며 수도권과 연결하는 교통이 좋아진 것도 한몫했다. 여기에 비 소식이 끊이지 않았던 작년 여름에 비해 올해는 지난달 16일 해수욕장 개장 이후 주말마다 화창한 날씨가 이어졌다
국내 최대인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은 상황이 정반대다. 코로나 확산세로 하루 평균 방문객이 지난해의 15%에 그쳤다. 지난달 31일은 3만7100여명, 1일은 4만3290여명으로 한산했다. 각지에서 하루 24만~27만명이 몰려 백사장이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던 지난해 열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부산은 지난달 21일 하루 확진자 107명을 기록한 뒤 연일 최대 확진자 수를 갈아치울 정도로 코로나 확산세가 거셌다. 지난달 21일부터 1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상향했고, 해운대와 송정 등 해수욕장에서 음식물을 먹는 행위도 완전히 금지했다.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다소 주춤한 상태이지만, 아직 시민 사이에선 불안감이 상당하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주·야간 모두 예년보다 피서객이 확 줄었다”며 “바닷물에 들어가 수영하는 사람도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