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한 양봉농가에서 농민이 비어 있는 벌통을 가리키고 있다./연합뉴스

제주지역 양봉 농가 10곳 중 3곳에서 꿀벌 ‘집단 실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는 최근 꿀벌 무리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곳곳에서 들어오자 지난달 23일부터 피해 현황을 조사했다고 2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제주지역 양봉농가 457곳(제주시 189·서귀포시 268)의 31.3%인 143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벌통을 기준으로는 전체 7만4216군(제주시 2만9606·서귀포시 4만4610)의 15.5%인 1만1531군에서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졌다.

행정시별로 피해 농가는 제주시가 118곳으로 서귀포시의 25곳보다 많았다. 벌통 기준으로도 제주시 피해 규모가 8361군으로 서귀포시의 3170군보다 컸다.

제주도 관계자는 “피해를 본 농가의 벌통은 사실상 꿀벌이 90% 이상 사라져 텅텅 빈 상태”라며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귀포시가 제주시보다 꿀벌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 피해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보면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러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따뜻해진 기후 탓에 벌들이 면역력이 약해져 여러 질병에 취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꿀벌응애(기생충), 약제의 잘못된 사용 등 여러 원인을 놓고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