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종합전시장인 경기 고양시 킨텍스 인근에 해외 사업자 유치를 통해 진행하려던 호텔 개발사업이 8년 만에 원점에서 재출발하게 됐다. 해당 부지는 고양시가 지난 2014년 당시 개발자에게 현재 시세인 약 800억원보다 훨씬 저렴한 153억원에 판매했지만, 개발자가 외자 유치 실패 등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소송으로 이어지게 됐다.
28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시행업체인 ㈜다온21은 지난 2014년 특급 호텔 건립을 위해 시유지 1만1770㎡를 조성원가인 153억 원에 매입했다. 토지주는 고양시인데, 양측은 당시 ‘1년 안에 2000만 달러 이상의 외국인 투자 유치 후 공사에 들어간다’ ‘3년 안에 호텔을 완공하되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계약을 해제한다’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다온21은 외자를 제때 들여오지 못했다. 또한 고양시가 두 차례나 착공기한을 늦추는 혜택을 줬지만, 개발자는 호텔 건축을 이뤄내지 못했고 결국 지난 2018년 계약을 해제당했다.
이에 다온21은 2019년부터 시를 상대로 계약해제 결정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 등을 통해 법정투쟁을 이어갔다. 지지부진했던 소송에 대해 다온 21은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시는 이 토지를 회수하는 대로 킨텍스 지원 부지라는 당초 목적에 맞춰 재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해당 부지는 그 주변으로 민선 7기 지난 4년 동안 여러 자족시설들이 유치됐다.
우선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 사업이 진행 중이다. 2020년 1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후 지난해 11월 제3전시장 건립사업 기본설계 공모 당선작을 최종 선정했다. 제3전시장이 문을 여는 2025년 10월이면 킨텍스는 아시아 9위, 세계 27위 규모가 된다. 또한 일산테크노밸리, 국내 최초 아레나 음악전문공연장인 CJ 라이브시티, 고양 방송영상밸리, 장항공공주택지구 등이 들어선다.
고양시는 처음 부지가 매각됐을 당시인 2014년과 비교했을 때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처음 계약 당시, 주변 개발 호재가 없었는데 향후 CJ라이브시티와 킨텍스 3전시장이 들어서면 해외 관광객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서 대형 호텔 조성이 꼭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매각 가격은 현재 시세를 고려해 약 800억원을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 관계자는 “대형 호텔 유치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