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배치된 닥터헬기가 해발 1700m 한라산 윗세오름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조기에 구조했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2시 45분쯤 한라산에서 내려오던 등산객 A(52·충남)씨가 갑자기 가슴 통증과 현기증을 호소한다는 A씨 일행의 구조 요청이 119상황실에 들어왔다.
차량 접근이 불가능한 해발 1700m 한라산 윗세오름 일대에서 사고가 발생, 구조대가 도보로 현장에 접근하는 데만 2시간이 넘게 걸려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1일 제주에 실전 배치된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에 급히 출동을 요청했다.
닥터헬기는 대기해 있던 제주시내 종합병원인 한라병원에서 오후 2시 53분쯤 의사와 응급구조사를 태우고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했다. 닥터헬기는 이륙 후 불과 8분 만인 오후 3시 1분쯤 한라산 윗세오름에 착륙했다.
의료진은 A씨를 병원에 옮기는 과정에서 닥터헬기 내 의료기기를 활용해 심전도와 산소포화도, 혈압을 확인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했다. A씨는 닥터헬기를 요청한 지 27분 만인 오후 3시 12분쯤 한라병원 응급실에 도착, 미리 대기하던 의료진에 의해 신속한 정밀검사를 받았다.
한때 위급한 상황에 처했던 A씨는 신속한 처치를 받아 안정을 되찾아 조기 퇴원도 가능했다. A씨는 닥터헬기가 지난해 12월 1일 제주에 배치된 후 출동한 첫 번째 환자로 기록됐다.
닥터헬기는 기내에 첨단 의료 장비를 탑재하고 응급의학 전문의, 간호사 등 전문 의료인력을 태우는 응급의료 전용 헬기다. 제주는 해발고도가 높은 한라산과 추자도와 마라도 등 도서 지역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제주에 배치된 닥터헬기는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사가 1990년대 초 개발한 EC-155B1 기종이다.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헬기장을 응급의료 전용 헬기 계류장으로 사용하고 평상시에는 한라병원 옥상에 비상 대기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