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인근 바다에서 갈치잡이 어선이 침몰해 선원 5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9일 여수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41분쯤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17㎞ 바다에서 139t급 트롤(저인망) 어선 ‘제22 서경호’가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배에는 한국인 8명, 베트남인 3명, 인도네시아인 3명 등 선원 14명이 타고 있었다.

출동한 해경은 약 2시간 만에 7명(한국인 3명, 외국인 4명)을 구조했지만 한국인 3명은 저체온증 등으로 사망했다. 7명 중 한국인 선장 김모(66)씨와 외국인 선원 4명은 구명정을 타고 표류하다가 구조됐다. 한국인 선원 2명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채 바다 위에서 발견됐다.

이어 이날 오전 8시 56분쯤 바다 위를 표류하던 갑판수 김모(65)씨를 발견했으나 숨진 상태였다.

해경은 이날 오후 3시 54분쯤 깊이 80m 해저에서 침몰한 서경호를 찾았다. 해경은 “배 안에서 실종자 1명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했다.

해경은 나머지 실종자 5명을 찾기 위해 경비함정 23척, 항공기 8대 등을 동원해 사고 바다를 수색하고 있다. 파도가 높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에 나선 해경 선박이 뒤집히기도 했다.

해경 관계자는 “구조된 외국인 선원이 항해 도중 강한 바람과 파도에 배가 전복됐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바다에는 강풍주의보와 풍랑주의보가 내려졌다. 최대 2.5m 높이의 파도가 일었다.

서경호는 8일 낮 12시 55분쯤 부산 감천항을 출항해 제주도 방향으로 가던 중이었다. 어선 5척이 선단을 이뤄 제주도 서쪽 바다에서 조업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