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열리는 제주 지역 최대 축제인 들불 축제 참가자들이 '오름 불 놓기'를 실시하고 있다. 제주시

2년 만에 다시 열리는 제주들불축제에서 ‘불’이 사라진다. 오름불놓기와 달집태우기, 횃불대행진 등 ‘불’과 관련한 행사는 미디어 아트 등을 이용한 ‘디지털 쇼’로 채워진다.

제주지역 최대 축제인 2025 제주들불축제는 ‘우리, 희망을 피우다!’를 주제로 오는 14~16일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린다.

14일에는 희망 기원제, 각종 경연·체험 행사를 연다. 개막식에서는 ‘희망, 틔우다’를 주제로 한 공연으로 모두의 안녕과 희망을 기원한다.

15일에는 ‘희망, 오르다’를 주제로 음악가 양방언을 포함한 예술가들의 퍼포먼스와 디지털 연출 기술을 활용해 들불을 빛과 영상으로 조화롭게 연출한다.

16일에는 ‘희망, 잇다’를 주제로 청소년가요제, 새 희망 묘목 나눠주기 등의 행사를 진행한다.

제주시는 탄소 중립과 기후환경 위기라는 과제 앞에 지속 가능한 축제를 위해 불놓기 대신 전면적 디지털 행사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축제 하이라이트인 새별오름에 대규모로 불을 놓는 것을 폐지하고, 미디어 아트를 활용해 ‘가상 불놓기’로 대체한다. 또 달집은 높이 5m의 ‘디지털 달집’으로 전환한다. 달집 앞에 있는 ‘소원판’(키오스크)에 소원을 작성하면 이를 디지털 달집에 바로 송출, 방문객들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횃불은 기존 등유와 파라핀을 활용한 횃불 대신 ‘LED 횃불’로 대체하고 오름 디지털 횃불 등반과 희망대행진을 진행한다.

축제에 앞서 제주시 삼성혈에서 채화한 ‘희망불씨’는 새별오름에 안치한 뒤 디지털로 점화하는 방식으로 표현한다.

한편, ‘오름 불 놓기’는 새별오름 38만㎡를 태우는 것으로, 축제의 백미다. 오름 불 놓기 당일에만 15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유망 축제, 최우수 축제, 문화 관광 축제 등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