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22~23일) 전국 43곳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발생했다. 22일 29곳, 23일 13곳이다. 경남 산청에선 지난 21일 불이 난 이후 사흘째 큰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 3월에 이렇게 산불이 많이 난 건 2015년 3월 22일(31곳) 이후 10년 만이다.
정부는 전국의 모든 소방 인력에 비상을 거는 국가동원령을 내리고 산청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
산청에선 불을 끄던 진화 대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이들은 22일 오후 현장에 투입됐다가 갑자기 분 강풍에 불이 번지며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경기 동두천 산불 사고 이후 29년 만에 가장 많은 대원이 숨졌다. 당시엔 현장 대원 7명이 숨졌다.
경북 의성, 울산 울주, 경남 김해 등에서도 큰불이 나 전국적으로 주민 2260여 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산청·의성·울주·김해 등 4곳에서만 산림 7739ha(헥타르)가 불탄 것으로 조사됐다. 축구장 1만837개 규모다. 주택과 공장 등 140여 동도 불탔다. 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운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산림청과 각 시도, 소방청, 군 등은 헬기 130여 대와 진화 인력 8000여 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애를 먹고 있다. 진화율은 이날 밤 10시 현재 산청 71%, 의성 60%, 울주 72%, 김해 96%다.
이날 기상청은 “24일 한반도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전날보다 더 센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불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당분간 비 예보도 없어 전국적인 산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