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현장 인근이 붕괴돼 사고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뉴스1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 붕괴 사고로 고립됐던 20대 작업자가 13시간 만에 구조됐다. 다만 작업자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12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굴착기 기사 A씨는작 이날 오전 4시 27분쯤 광명 신안산선 제5-2공구 지하터널에서 구조됐다. A씨는 지난 11일 오후 3시 15분쯤 이곳이 붕괴되면서 지하로 떨어졌다.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고립된 이후 휴대전화로 구조대와 연락을 주고 받았으며, 구조될 당시에도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작업자인 50대 B씨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소방 당국은 ‘실종된 B씨가 사고 당시 컨테이너에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 중장비를 투입해 컨테이너 인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B씨는 포스코이앤씨 소속 근로자로 전날 해당 공사 구간 붕괴 우려 신고 후 현장 안전진단 및 보강 작업에 투입됐다가, 잔해물과 함께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수색 이틀째인 이날 현장에 구조견 7마리와 500t급 크레인 등 중장비를 구조 작업에 투입한 상태다. 소방 관계자는 “B씨가 컨테이너에 있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위치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오후에 강풍과 함께 비가 예보된 만큼 그 전에 구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작업자들이 보강공사를 하던 중에 발생했다. 지난 10일 오후 10시쯤 신안산선 제5-2공구 지하터널 내부 기둥에서 쇳소리와 함께 균열이 다수 발견됐다. 이 기둥은 아치(arch) 구조로 공사중인 지하터널의 무게를 버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야간근무 소장은 작업자 17명을 모두 대피시키고 광명시에도 관련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명시도 이 같은 내용을 경찰에 알렸다.

사고 당일인 지난 11일 오전 7시쯤부터는 본격적인 보강공사가 시작됐다. 작업자 18명(하부 12명, 상부 6명)이 균열이 생긴 부분에 H빔을 용접하는 방식으로 보강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보강공사가 한창이던 오후 3시 15분쯤 소음과 먼지와 함께 지하터널 현장이 붕괴됐다. 하부 작업자 12명은 이상징후를 감지하고 대피했으나, 상부 작업자 중 A씨와 B씨가 지하로 떨어졌다.

붕괴 이후 소방당국과 광명시는 2차 피해를 막고자 인근 600여세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2300여명을 체육관 등으로 대피시켰다. 또 인근의 전기와 도시가스도 차단했다.

국토교통부는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역시 사고 원인을 분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