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경북 경주시 성건동행정복지센터. 60대 여성 A씨가 작은 비닐봉투 하나를 조심스럽게 내밀며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써 달라”고 말했다. 봉투 안에는 현금 10만3830원이 들어 있었다.
A씨는 “산불로 무너진 집터와 울고 있는 이웃들을 보며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며 “내 손으로 직접 모은 작은 성의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당뇨 등의 질환을 앓고 있는 A씨는 폐지 등을 모아 판 돈으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하지만 산불로 피해를 본 이웃들을 위해 폐지와 깡통 등을 모아 판 돈을 내놓은 것이라고 복지센터 측은 설명했다.
성건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이번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소액 기부는 해오셨던 분”이라며 “본인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어 자세하게 설명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탁한 A씨의 성금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경북 북부지역 산불 피해자 지원에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