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전농로에서 열린 벚꽃축제를 찾은 한 방문객이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2만5000원짜리 순대볶음의 모습./조선일보DB

순대 6개가 들어간 순대볶음을 2만5000원에 판매해 바가지 논란이 일었던 제주시 전농로 왕벚꽃축제 방문객 80여 명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여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18일 제주보건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제18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에서 음식을 먹은 뒤 식중독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이날 오후 기준 사례자는 총 80명으로 집계됐다.

주최 측은 식중독 의심 증상 사례자에 대한 보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흘간 열린 해당 축제의 방문객 수는 약 20만 명(주최 측 추산)에 달해 식중독 의심 증상 사례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제주보건소 관계자는 “신고자 대부분 설사, 복통 등 증상을 호소하고 있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역학조사를 통해 식중독 여부와 원인을 파악하더라도 관련자 행정 처분 등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축제장 내 음식 부스의 경우 한시적 영업 신고를 통해 운영하고 있어 행사 후에는 사실상 폐업한 상태로, 행정 처분 대상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일반 음식점의 경우 식중독 등이 발생했을 때 영업정지, 과태료 처분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며 “그러나 축제의 경우 처분할 대상 자체가 없다. 다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조치 등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축제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일부 노점에서 ‘순대 6개가 든 순대볶음을 2만5000원에 판매했다’는 글이 확산하면서 바가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제주도는 뒤늦게 바가지 요금을 관리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개최 예정인 제주 지역 축제에서 음식점 내부와 외부에 가격표를 게시하도록 조처했다. 또 메뉴판에 음식 사진을 추가하거나 부스 앞 음식 샘플 모형을 비치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