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주민들이 현재 건설 중인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일 기세다.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 추진위는 22일 국토부와 국회를 방문해 울릉공항 활주로 길이 연장과 종단안전구역 확장에 대한 서명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앞서 21일 부산지방항공청도 방문해 서명부를 전달했다. 서명부에는 울릉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4112명의 주민 서명이 담겼다.
울릉공항 활주로 관련 울릉 주민들이 본격 나선 것은 지난해 말 무안공항 사고를 지켜본 이후였다. 활주로 이탈 사고를 계기로 활주로 연장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최근 울릉공항 추진위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고, 지난 11일 울릉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 결의대회’도 열였다. 주민들은 울릉도 주변에 비나 눈이 자주 오고 강풍 발생이 140여일, 안개일수가 40여일이나 되는 등 최악의 기상 상태라는 점을 들어 현재 최소한으로 짜여진 1200m 공항 활주로는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태 울릉공항 추진위원장은 “무안공항 참사처럼 단 한 번의 착륙 실패도 돌이킬 수 없는 참사로 이어진다”며 “기상 이변이 심한 울릉도 주변에 공항을 준공하더라도 80인승 항공기를 운항하기엔 안전성은 낮아 결항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국토부 등에 따르면 울릉공항에 투입할 수 있는 ATR 42기 등 소형 항공기에 필요한 활주로 길이는 1200m다. 당초 사업 비용을 줄이려 활주로 길이를 1100m로 줄였다. 하지만 안전 문제가 제기되자 2015년 국토교통부에서 국비 1007억을 추가 투입해 활주로 길이를 1200m로 다시 늘였다.
울릉군과 경북도는 활주로를 연장해 줄 것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고 한다. 울릉도가 강풍이 많이 부는 지역이라서 소형기가 착륙할 시 활주로 길이를 ‘용도에 딱 맞게’가 아니라 더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울릉군과 경북도는 해저지형을 고려해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연장시 약 300m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공사비가 발목을 잡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바다를 메워 공항을 짓는 특성상 활주로 부지를 200m만 늘려도 현재 공항 건설비용의 2배가 훌쩍 넘는 2조원 가량이 든다고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항 주변 해저 지형을 보면 불과 30m만 넘어가도 비탈면의 끝이 해저 급경사 지형이다”며 “천문학적 공사비와 혁신적인 토목 기술이 추가돼야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현재 전체 공정률 60%를 넘긴 울릉공항은 활주로 길이 1200m, 공항면적 43만455㎡ 규모로 총사업비 7688억원을 들여 2028년 개항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