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에 산림청 소속 '수리온' 헬기가 투입됐다. 수리온 헬기 2대가 동시에 야간 진화 작업에 투입된 것은 이번 대구 북구 산불이 처음이다. /산림청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23시간 만인 29일 낮 12시 55분쯤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 전날 강풍을 탄 산불이 민가까지 위협하면서 산불대응 3단계까지 발령되자 앞서 의성 산불처럼 대규모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의성의 경우 진화 당국이 낮에 적극 나서 산불 진화율은 높여 놓으면 야간에 재확산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런 우려를 조기에 잠재운 요인 중 하나로 국책사업으로 만든 ‘수리온’ 헬기가 꼽힌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불 첫날인 28일 오후 5시 30분 기준 15%에 불과했던 진화율은 수리온 헬기 2대가 본격 투입된 이후인 이날 오후 10시 30분 47%까지 올랐다. 공중과 지상 협공으로 진행된 야간 진화작업 결과, 29일 오전 6시 30분 기준 진화률은 65%로 올랐다. 이후 일출과 동시에 진화헬기 53대 순차적으로 투입되면서 주불 진화가 가능했던 것이다.

28일 오후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에서 산림청 소속 산불진화대원들이 야간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산림청

수리온 헬기 2대가 동시에 야간 진화 작업에 본격 투입된 것은 이번 대구 북구 산불이 처음이다. 2000년 4월 안동 산불과 2022년 3월 울진 산불 당시 야간에 2시간씩 투입됐지만, 이는 시범 비행 수준이었다고 한다.

수리온 헬기는 물을 가득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50초로 80초인 KA-32보다 적게 걸린다. 담수 후 이동속도도 수리온 헬기는 시속 241㎞로 KA-32(178㎞)보다 60% 이상 빠르다. 단점은 야간 진화는 최대 6시간만 운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낮에 3시간 비행했을 경우 밤에는 3시간만 가능하다고 한다.

이번 대구 산불에서 야간 진화 작업 역량이 실전에서 확인된 만큼 수리온 산림헬기 도입 확대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산림청은 현재 산림헬기 50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리온은 3대뿐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은 바람이 상대적으로 센 야간에 더 빠르게 번지는 경향이 있다”며 “수리온 산림헬기 도입이 늘어 야간 진화작업이 더 많이 이뤄지면 앞으로 산불 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