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국화꽃을 두고 추모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이 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신현종 기자

김하늘(8)양을 살해한 교사 A씨는 불특정 학생을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 목적으로 칼을 구입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 서부경찰서는 11일 브리핑을 열고 교사 A씨가 “어떤 아이든 상관 없다. 같이 죽을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8년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고, 휴직 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생각했다”면서 “복직 후 짜증이 났고, 교감이 수업을 못들어가게 했다”고 했다. A씨는 우울증 소견이 담긴 병원 진단서를 토대로 지난해 12월 9일부터 같은달 29일까지 휴직한 후 30일 복직했다.

A씨는 “학교 근처 마트에서 칼을 구입해 3층 교무실에 있기 싫어서 시청각실에 들어가 문을 열고 있었다”면서 “돌봄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갈 때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가는 학생(김하늘양)에게 책을 준다고 시청각실로 유인해 살해했다”고 했다.

경찰은 A씨 진술을 토대로 일면식 없는 학생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보고 있다. 다만, 우발적 또는 계획 범행 여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수술을 마친 A씨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건강을 회복 중인 상태다.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직접적인 대면 조사는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은 이날 A씨에 대한 체포영장과 차량과 주거지·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이어 A씨가 범행 대상을 물색한 범위, 시청각실 창고를 범행 장소로 택한 이유, 복직 후 학교생활 상황, 계획적 범행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또 경찰은 유가족과 상의한 후 A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