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몸을 던져 독도경비대원 시신을 인양했던 고 김화순 해녀의 생전 모습./ 제천 지적박물관

바다가 없는 내륙 지역인 충북 제천에 해녀를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졌다.

충북 제천 지적박물관은 지난 10일 송학면 도화로 개나리추모공원에 제추 출향 해녀인 고(故) 김화순(1921~2020) 추모비를 세웠다고 15일 밝혔다.

김씨의 추모비는 1.7m 높이로 개나리추모공원에 있는 그의 묘소 앞에 세워졌다. 추모비에는 ‘삶의 터전으로 울릉도·독도 바다를 일군 제주 출항 해녀, 제천에 잠들다’라고 적혀있다.

김씨는 1921년 제주에서 태어나 10대 때부터 물질을 시작했다. 결혼 뒤 군산과 부산, 속초를 거쳐 1974년 남편과 함께 울릉도로 이주해 해녀 생활을 이어갔다.

2005년 남편이 사망한 뒤에도 해녀 생활을 이어가던 김씨는 90세 때인 2011년 당시 국내 ‘최고령’ 해녀 타이틀을 얻었지만, 그해 건강이 나빠져 물질을 그만뒀다.

특히 그는 1982년에는 독도경비 중 순직한 독도경비대 주재원 경위와 권오광 수경의 시신을 인양한 공로로 다른 해녀 등과 함께 울릉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김씨는 2016년 큰아들이 살고 있는 충북 제천으로 이주했고, 4년 뒤인 2020년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충북 제천 지적박물관은 지난 10일 충북 제천시 개나리추모공원에서 고 김화순 해녀 추모비 제막식을 진행했다./제천 지적박물관

지적박물관은 지난 10일 추모비 앞에서 김윤배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 박영기 제천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을 했다.

이범관 지적박물관장은 “김씨는 독도경비대 대원의 시신을 인양하기 위해 스스로 바다에 뛰어들었다”며 “그의 정신은 평범한 사람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일어섰던 제천 의병정신을 떠오르게 해 그의 추모비를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적박물관과 충북도, 제천시는 청풍호 독도 모형 설치, 김화순 해녀 기념관과 등대를 건립하는 등 숭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