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8시 36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흉기를 휘두른 사건과 관련해 경찰 등이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뉴스1

충북 청주의 한 고교에서 흉기를 휘둘러 6명을 다치게 한 학생이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드러났다.

청주흥덕경찰서는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등 혐의로 A(17)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29일 밝혔다.

A군은 지난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장 등 교직원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A군은 범행 직후 학교 밖으로 나가 유치원 자녀 2명을 등원시키던 학부모 차량의 열린 창문 틈으로 흉기를 휘두르고, 마주친 행인을 밀어 다치게 했다.

이후 그는 인근 저수지에 뛰어들었다가 119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경찰로 압송됐다.

사건 직후 출동한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그의 가방에서 발견된 또 다른 흉기 및 둔기 3점을 추가로 압수했다.

경찰은 범행 당일 오후부터 A군에 대해 조사를 벌였고, 그는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조사 결과 A군은 범행 전날 집에서 흉기 여러 점을 가방에 넣어 범행을 준비했고, 다음 날 누구든 마주치는 사람을 해코지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경찰에서 “2년 전부터 학교 생활이 힘들었고, 일반 학급으로 옮긴 후 대학도 가려고 했는데 마음처럼 안 됐다”며 범행 동기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의료적 장애 진단은 받지 않았지만, 특수교육 대상자로 입학해 지난해까지 특수 학급에서 공부했다. 올해는 완전 통합 재배치 차원에서 일반 학급에서 공부를 했고, 상담 등 특수교육 서비스도 받아 왔다.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수 학급 교실에서 교사와 대화를 나누던 중 목을 조르고 복도로 나와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A군은 교사와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했고, 학교와 가정 등에서 상대적 박탈감 등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미리 흉기를 준비했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범죄를 계획한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군의 휴대폰과 노트북 등을 포렌식해 범행을 계획한 정황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