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대표적 명문고인 제물포고를 송도 국제도시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1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2026년까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인천교육 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며 “단지 예정지로는 원도심에 있는 제물포고 부지(연면적 1만7534㎡)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도 교육감은 그러나 “제물포고 이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송도 국제도시 내 구체적인 위치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교육복합단지에는 진로교육원과 교육연수원 분원, 인천 지혜의 숲, 상상공유캠퍼스 등 교육 관련 기관이 들어서고 남부교육지원청도 이전할 예정이다. 이 중 진로교육원만 새로 짓고 나머지는 기존 제물포고 건물들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1954년 개교한 제물포고는 인천을 대표하는 명문고로 장관급 이상 정부 고위 인사만 6명, 국회의원 16명을 배출했고, 박남춘 현 인천시장과 유정복 전 시장도 제물포고 동문이다. 그러나 원도심 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학생 수가 계속 감소했다. 한때 전교생이 2000명에 달했으나 현재는 전교생이 416명으로 줄었다. 인근 지역인 중구와 동구 지역 외에 타 지역에서도 신입생을 받고 있으나 학생 확보에 어려움을 겼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 측과 총동문회는 2000년 중반부터 학교 이전을 추진해 왔으나 동문들 간의 이견, 학교 이전에 따른 상권 공동화 등을 우려한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성사되지 못했다.
도성훈 교육감은 “제물포고 측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전을 희망해왔다”며 “지역주민과 상인, 시민단체, 제물포고 총동창회 관계자 등으로 추진단을 구성해 의견을 수렴한 뒤 이전 장소 등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교육청은 또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2025년까지 총 5054억원을 들여 40년 이상 된 51개 학교의 75개 건물을 미래 교육이 가능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리모델링하는 계획도 밝혔다.
도 교육감은 “과거 인천의 중심지였던 동인천의 많은 학교들이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전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며 “원도심 활성화 차원에서도 이번 사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배준영(인천 중구·강화·옹진) 의원은 “원도심 학생 수가 줄었다고 지역 명문 학교를 옮기는 것은 원도심 활성화를 아예 포기하는 일”이라는 내용의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배 의원은 “제물포고 이전은 2011년에도 발표했다가 철회된 사안인데 10년이 넘도록 지역 발전을 위해 아무 노력도 하지 않던 시교육청이 돌연 제물포고 이전을 주장하는 것은 ‘교장 공모제’ 비리로 인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발표라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