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인천의 한 요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현장에 있던 요양보호사들의 신속한 조치로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15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26분쯤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의 11층짜리 건물의 6층의 한 요양원 병실에서 불이 났다. 화재경보음이 울리자 50대 요양보호사 A씨는 병실로 달려갔고, 창가 쪽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는 장면을 목격했다.
당시 6층에 입원해 있던 노인은 17명으로, 대부분 거동이 불편해 자력으로 대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A씨는 벽 쪽에 있던 환자의 침대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힘껏 당기며 불길에서 최대한 떼어 놓았고, 이불을 가져와 환자들을 감쌌다.
그사이 다른 직원이 소화기를 분사해 진화를 시도했으나, 완전히 불을 끄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요양원 직원들은 연기가 더 퍼지기 전에 환자 구조를 시도했다. 이들은 환자 3명을 휠체어에 태우고 승강기에 실어 1층으로 내려보냈다.
A씨 등 해당 요양원 직원들은 이달 초 소방교육에서 소화기 이용법과 대피 요령 등을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신고를 받고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도 진화 작업을 하며 인명 구조에 나섰다. 소방대원들은 구급용 들것과 담요 등을 이용해 6층부터 1층까지 계단으로 환자들을 옮겼다.
불이 난 요양원은 해당 건물 6, 7, 9층에 위치해 있고, 당시 모두 48명의 환자가 머물고 있었다. 요양원 직원들과 소방대원은 화재가 난 6층 입원환자 17명 가운데 15명을 구조해 1층 임시의료소로 이동 조치했다. 나머지 환자 2명은 6층 안전한 병실에 대기시켰다.
6층을 제외한 다른 층으로는 불길이 번지지 않아 별도의 대피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피 과정에서 80대 여성 1명과 90대 여성 2명이 연기를 마셔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치료 후 다시 요양원으로 돌아왔다.
소방당국은 인력 156명과 펌프 차량 등 장비 53대를 동원해 21분만인 오전 1시47분 불을 완전히 껐다. 소방 당국은 전기적 요인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경위와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