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에너지 특화 대학’ 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이 2일 전남 나주시 빛가람혁신도시 내 캠퍼스에서 제1회 입학식 및 비전선포식을 열고 개교했다. 하지만 개교 당일까지 40만㎡ 캠퍼스에 4층짜리 본관 건물 1개 동만 공사를 마친 상태여서 학생들은 교사(校舍)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부해야 할 상황이다.

2일 오전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입학식 및 비전 선포식에서 폭죽이 터지고 있다. 이날 첫 신입생을 맞이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은 세계 최초의 에너지 특화 연구·창업 중심 대학으로 학부 400명(학년당 100명), 대학원생 600명 규모의 소수 정예대학으로 운영된다. 2022.3.2 /연합뉴스

이날 첫 입학식과 비전선포식은 한전공대 캠퍼스 내 야외 다목적광장에서 열렸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과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정승일 한전공대 이사장(한전 사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영록 전남지사,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강인규 나주시장, 학부생 등 270여 명이 참석했다. 한전공대는 단일 학부인 ‘에너지공학부’ 1학년 학생 110명을 모집했으며, 이 중 108명이 등록을 마쳤다. 대학원생 49명을 포함한 전체 신입생은 157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 축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한전공대는 노무현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일관된 국정 철학이 담겨 있다”며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 연구·창업 대학인 한전공대는 국가균형발전과 미래에너지 강국의 꿈을 이루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시대를 열기 위해 나주를 혁신도시로 지정하고, 한전을 이전시켰다”며 “문재인 정부는 신안 해상풍력단지를 비롯해 서남해안을 신재생 에너지의 메카로 육성하고 있다”고 했다.

2일 오전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에서 첫 입학식이 열리고 있다. 한전공대 전체 캠퍼스 면적은 축구장 48개 면적에 달하는 40만㎡이지만 현재 학교 건물은 4층짜리 한 동(사진 위쪽)만 들어선 상태다. 이 건물 주변을 제외한 나머지 부지에서는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뉴시스

한전공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대선 공약이었다. 임기 내 설립을 약속했고, 지역 정치권도 올 지방선거 전 개교를 원했다. 야권에선 ‘선거용 개교’라는 등으로 비판했지만 여권은 지난해 3월 국회에서 ‘한전공대특별법’까지 제정해 올 3월 개교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학교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개교한 것이라는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1학년 학생들은 4년 뒤 졸업 때까지 ‘공사판 캠퍼스’에서 학업을 해야 한다. 축구장 48개 면적에 달하는 40만㎡ 캠퍼스에 세운 학교 건물은 1255㎡ 부지에 들어선 4층 건물(연면적 5224㎡) 한 동뿐이다. 한전공대 측은 2025년까지 연구동, 강의동, 도서관, 학생회관, 기숙사 등을 추가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의 기숙사는 강의실에서 직선으로 400m 떨어진 골프텔이다. 2025년 정식 기숙사가 완성되기 전까지 학생들은 리모델링한 골프텔에서 지낸다. 교수진도 100명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 채용된 인원은 4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