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충곤 전 화순군수 등 화순군 관계자들이 2017년 1월19일 능주초의 정율성 벽화와 흉상을 둘러보고 있다./화순군 제공

전남 화순군 능주초등학교에 설치된 ‘중국 3대 음악가’ 정율성(鄭律成·1914~1976) 흉상이 철거됐다.

정율성은 중국 인민해방군가와 북한의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한 논란의 인물이다. 일제강점기에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 공산당에 가입했다. 1945년 북한으로 넘어가 북한군 장교로 6·25 남침에 가담하고 나서 중국으로 귀화했다. 음악가인 그는 생전에 북한군과 중국군을 찬양하는 노래를 많이 작곡했다.

9일 화순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달 30일 능주초 교정에 설치된 정율성 흉상과 교내 전시물인 ‘기념교실’을 철거했다. 능주초 총동문회와 운영위원회 등 교육공동체는 지난 3월 철거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90% 이상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군과 능주초는 관련 기념물 등을 모두 철거하기로 결정하고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흉상과 기념교실을 먼저 철거했다.

학교 벽면에 설치된 대형 벽화는 실시설계용역을 마치는 대로 제거할 계획이다. 초가 모양의 전시관(고향집)도 조만간 완전히 폐쇄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율성은 1988년부터 한중 우호 교류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의 고향 광주와 화순에서 각종 기념사업이 진행됐다. 광주시가 조성 중인 정율성 역사공원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사이 준공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논란을 감안해 공원의 명칭, 콘텐츠, 활용 방안 등을 검토한 뒤 공원을 개관할 예정이다. 시는 역사 공원은 공원 분류상 명칭이어서 새로운 이름과 운영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광주시는 토지 보상비 35억원, 조성비 13억원 등 48억원을 들여 광주 동구 불로동 878㎡에 공원 조성에 나섰다. 지난해 8월 당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정율성의 북한과 중국에서의 행적을 문제 삼으며 철회를 요구, 논쟁 대상으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