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거리’를 꿈꿨던 제주시 산지로에 깔린 ‘사괴석’이 8년 만에 철거된다.
25일 제주시에 따르면 예산 15억원을 투입해 이달 중 산지로(동문로터리~산지천 용진교) 450m 구간 도로에 깔린 사괴석을 걷어내고 오는 10월 말까지 아스콘으로 포장한다. 사괴석(四塊石)은 육면체의 화강석을 도로면에 깔아서 울퉁불퉁하게 만든 것이다.
제주시는 지난 2017년 탐라문화광장 조성 당시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산지천 동쪽 이 구간을 ‘차 없는 거리’와 ‘세계음식테마거리’로 조성하기 위해 사괴석으로 포장했다. 산지천 사괴석 도로는 로마 등 유럽 옛 도시의 거리를 모델로 추진됐다. 사괴석을 까는 도로 건설 비용은 아스콘 포장 비용보다 8배나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계음식테마거리에는 맥주 전문 음식점과 카페마을, 게스트하우스를 유치하려고 했지만 민간 투자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사업은 무산됐고, 사괴석 포장 도로는 애물단지가 됐다.
이후 이 도로에는 버스와 화물차 등 대형 차량 통행이 빈번해 지면서 도로 곳곳이 움푹 파였고, 이로 인해 노면 충격과 소음, 돌가루오와 먼지가 날렸다.
주민들은 “운전자는 물론 통행하는 주민 모두가 불편하고, 비포장도로나 다름없을 정도로 진동과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산지로와 임항로를 오가는 차량마다 진동과 소음 불편 민원이 잇따르면서 아스콘 포장으로 교체하게 됐다”며 “빠르면 이번 주 내로 계약을 마무리하고 착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제주시는 현행 4차로를 2차로로 줄인 뒤 보행로와 녹지공간을 확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산지천을 따라 폭 1.5m로 조성된 보행로는 최대 5m까지 늘어나 보행환경이 개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