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강남구 수서 철도차량기지를 업무, 주거, 문화, 녹지 공간이 어우러지도록 복합개발한다는 계획을 12일 밝혔다. 지금의 차량 기지 위를 인공 데크로 덮어 차량 기지 기능은 데크 하부에 두고 데크 상부와 주변에는 녹지공간, 9~16층 건물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수서차량기지는 강남구 자곡동 소재의 폭 300m, 길이 1km의 서울교통공사 소유 차량기지다. 20만4280㎡의 넓은 면적으로 현재 도시관리계획상 개발제한구역이면서 서울공항과 인접한 비행안전구역에 속해 있다. 철도차량기지는 주변 지역과 단절돼 공간 활용이나 교통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고, 소음, 진동이 크게 발생한다는 불편도 있다.
서울시는 철도차량기지 중 수서차량기지를 우선사업대상지로 선정해 복합 개발을 위한 사업 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미 지난해 수서차량기지 입체복합개발을 위한 기본구상 수립을 마쳤다. 올해는 세부적인 도입기능, 개발방식 등 구체적인 사업화 계획 수립 용역을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차량기지 부지 활용을 위해 외곽으로 이전한 후 개발하는 방식을 추진했으나 지역 갈등 문제, 막대한 이전 비용과 기간 등 문제가 있었다”며 “기존 기지를 복합 개발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개발 규모는 9~16층, 연면적 약 66만5000㎡로 계획 중이며, 이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의 80% 수준이다. 차량 기지 상부에는 복합도시가 들어서고 하부는 현재의 철도기지 기능을 유지하도록 한다.
미국 맨하튼 웨스트, 파리 리브고슈 사례를 벤치마킹해 차량기지 기능을 그대로 두면서 데크 상부에 상업·주거·교육·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상부에는 서울교통공사 업무공간과 직원 전용 주거공간, 녹지 공간이 들어선다.
수서차량기지 주변은 현재 동남권 지역 중심을 목표로 수서 역세권 복합개발, 역세권 공동주택개발이 한창이다. 또 향후 GTX,수서-광주선이 개통하면 수도권과 전국을 연결하는 관문 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수서·문정 지역이 로봇·정보통신(IT)산업을 중심으로 특화될 예정이고 강남 도심, 판교와도 가깝다. 서울시는 수서차량기지를 강남, 판교를 잇는 중심지로 바꾸고 삼성-양재-수서·문정-판교로 이어지는 동남권 지식산업 거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수서차량기지처럼 직접 개발이 가능한 서울교통공사 소유 차량기지는 서울에 8곳이 있다. 대부분 1990년대에 생겨 30년 이상 사용됐으며 정비 시기가 된 곳들이다. 서울시는 “종전의 차량기지 개발 방식을 벗어나 기존 기지를 입체 복합화하는 방식의 새로운 계획과 사업화 모델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