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10시 45분 경남 김해시 진영읍 ‘진영 보도 육교’ 위.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김해 진영제일고 3학년 박준영(19)군은 당장이라도 뛰어내릴 듯 육교 난간에 몸을 걸치고 있는 중년 남성을 발견했다. 높이 4.5m 육교 아래 왕복 6차로 길에선 차들이 달리고 있었다.

놀란 박군이 “왜 그러시냐”며 남성의 몸을 급히 잡아당기자, 술에 취한 남성은 “괜찮다. 집에 가겠다”며 난간에서 내려왔고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고 한다. ‘이 남성이 또 나쁜 마음을 먹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 박군은 112에 신고한 뒤, 약간의 거리를 둔 채 이 남성의 뒤를 따라갔다.

불길한 예상은 들어맞았다. 600m 정도 걸어간 이 남성은 주천교 위에서 멈춰섰다. 높이 6.7m 교량 아래로 주천강이 흐르고 있었다. 이 남성은 다시 난간에 올라서려고 했고, 박군이 급히 뛰어가 뒤에서 끌어안았다. 자칫 함께 사고를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박군은 “눈앞의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설득한 끝에 이 남성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는 평소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고, 이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6일 진영제일고를 찾아가 박군에게 김해서부경찰서장 명의 표창장을 전달했다. 박군은 “아저씨가 잘 지내시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중년 남성의 투신을 두 차례나 말려 소중한 생명을 구한 김해진영제일고등학교 박준영(19)군이 김해서부경찰서로부터 표창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해서부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