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을 상대로 몰래 대출을 받거나, 휴대전화를 빌려 소액결제 하는 식으로 수천만원을 뜯어낸 20대가 구속됐다.
경남사천경찰서는 지적·정신장애인들을 속여 277차례에 걸쳐 총 6800만원 상당을 가로챈 A(20대)씨를 사기 및 컴퓨터 등 이용 사기 혐의로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병원 입원 중 알게된 정신장애 3급인 피해자 B(30대)씨를 만나 친해진 뒤, 급기야 B씨 집에서 생활하게 됐다.
A씨는 B씨가 대출신청·휴대전화 소액결제 등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점을 이용해 B씨 명의로 대출을 받았다. 또 “폰 좀 빌려달라”며 B씨 휴대전화로 문화상품권을 구매한 뒤 이를 다시 현금화 하거나, 물품을 대신 구매해준다고 속이는 식으로 약 1300만원 가량을 가로챘다.
A씨의 범행은 더 대담해졌다. 지역 한 장애인복지관에 다니는 B씨로부터 자연스레 소개받은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 특히 통장에 수천만원이 들어있는 한 장애인에게는 “내가 주식으로 돈을 더 키워줄 테니 돈을 빌려달라”며 직접 은행에 데리고 가 적금통장을 해지하게 하고, 1900만원 상당을 편취했다.
A씨의 범행은 자신도 모르게 대출 등 상환 관련 통지서가 오자 피해사실을 알게 된 B씨가 지난해 12월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B씨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더 있다”는 진술을 확보해 장애인복지관 등 전수조사를 벌여 추가 피해자들을 찾아냈다.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A씨에게 속아 돈을 빼앗긴 장애인은 B씨 등 모두 7명. 전체 피해금액은 6800여만원에 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동종 전과가 있었으며, 피해자들로부터 가로 챈 돈은 생활비와 도박, 유흥비 등에 모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는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코로나 장기화로 사회적 약자들의 곤궁함을 악용하는 사기범죄 사범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피해예방을 위한 홍보와 사회 안전망 구축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