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하청지회 소속 근로자 1명이 농성을 하기 위해 들어가 있는 철골구조물의 모습. 그는 대우조선해양 1독(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 내 건조 중인 30만t급 원유 운반선에 가로·세로·높이 1m 크기의 이 같은 구조물을 만들어 그 안에 들어가 4일까지 13일째 농성 중이다. /독자 제공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내 초대형 원유운반선에서 점거 농성 중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이하 하청지회) 집행부에 대해 경찰이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하청지회 지회장과 부지회장 2명 등 총 3명에 대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지난 1일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하청지회 부지회장 유모씨는 지난달 22일 대우조선해양 1독(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 내 건조 중인 30만t급 원유운반선 바닥에서 가로·세로·높이 1m 크기의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 13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유씨는 구조물을 직접 용접하고, 시너 통까지 들고 들어간 상태다. 또 다른 조합원 6명은 바닥에서 15m 높이에 있는 난간에서 점거 농성 중이다. 이들의 농성으로 배를 물에 띄우는 진수 작업은 지난달 18일부터 멈춘 상태다.

하청지회는 지난달 2일부터 임금 30% 인상, 교섭단체 인정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에는 원청 직원 1만여 명과 사내 하청 직원 1만1000여 명 등 2만1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파업을 벌이는 노동자들은 100여 개 하청업체 중 22개 업체에 속한 이들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에 가입한 조합원 400여 명 중 120여 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대우조선 전체 하청 노동자의 약 1%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하청지회가 파업을 하는 과정에서 비노조원이 작업하지 못하도록 막아서는 등 위력으로 공정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생산 차질을 빚어 매출 손실이 심화되고 있다는 취지로 지난달 말 경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피고소인들에게 두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협조가 어렵다고 보여 체포영장을 신청했다”며 “영장을 발부받더라도 농성 현장이 위험한 만큼 안전 확보 조치 등을 충분히 마련한 뒤 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