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내 1독(dock·선박 건조 작업장)에서 일반사무직 노조 조합장 김모(55)씨가 ‘맞불 농성’에 나선 모습. /김동환 기자

대우조선해양 사무직 직원 1명이 20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의 옥포조선소 1독(dock·선박 건조 작업장) 점거 파업에 반발해 이들처럼 독 안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이를 두고 대우조선 안팎에선 하청지회 파업 장기화로 회사 경영이 위태로워지자 근로자 간 ‘노노갈등’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 오전 7시 10분쯤 대우조선해양 일반사무직 노동조합의 조합장 김모(55)씨가 1독 내 선박 약 25m 높이 구조물에 올라 1인 시위에 들어갔다. 대우조선해양에는 현장직 노조 격인 금속노조 산하 대우조선지회(7400여 명)와 사무직 노조인 금속노조 산하 대우조선 사무직지회(약 5명)가 있다. 1인 시위에 나선 김씨는 이와 별도인 일반사무직 노조(2명) 소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름만 있을 뿐이지, 실제 활동은 하지 않는 노조”라고 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이 49일째를 맞은 20일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내 독에서 파업 중인 하청지회(왼쪽)와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대우조선해양 직원이 벽 하나를 두고 각 농성하고 있다. 2022.7.20 /사진공동취재단

김씨가 오른 1독 안의 선박 바닥에는 하청지회 부지회장 유모(40)씨가 현재 스스로를 철제 구조물에 가둔 채 농성 중이다. 다만 서로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불법 파업을 막기 위해 올랐다”며 “공적자금이 많이 들어간 회사인 만큼 떳떳한 회사로, 떳떳한 직원으로 남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파업 때문에 진수를 못 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하청노조가 퇴거하고, 배가 진수할 때까지 (선박에)있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앞서 지난 13일 사무직 직원들에게 “독을 점거하는 하청지회를 반드시 해산시키자”는 취지의 메일을 보내는 등 최근 하청지회 파업에 상당한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선박을 점거한 하청지회 조합원들이 밤사이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선박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