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앞 차수벽에 높은 파도가 넘어오고 있다./연합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새벽 남해안에 상륙, 오전 7시쯤 최근접 거리에서 매우 강한 바람을 동반한 많은 비를 내리면서 부산을 지나고 있다. 힌남노가 부산을 지나면서 강풍과 높은 파도를 일으켜 횟집, 카페 등 해안도로 상가들이 부서지고 시내 곳곳 아파트 등의 유리창이 깨지거나 정전 사고가 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부산시와 부산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현재 부산의 순간 최대풍속은 강서구 가덕도가 초속 35.4m를 기록, 가장 높았다. 남구 오륙도는 31.5m, 나머지 지역도 초속 15m 내외 수준을 보였다.

누적 강수량은 금정구 154mm를 비롯, 북구 147.5㎜, 사상구 129.5mm 등으로 태풍 상륙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렸다. 강서구(53mm) 수영구-남구(68mm) 등 나머지 구군은 53~93mm로 상대적으로 적게 내렸다. 부산에는 전날인 지난 5일 오후 11시부터 태풍경보가 발령됐다.

‘힌남노’가 지나간 6일 부산은 강풍과 월파 등으로 인해 서구 암남동 송도해수욕장, 해운대구 미포·청사포·구덕포, 수영구 민락수변공원·광안리해수욕장 등의 해안도로 주변의 피해가 컸다. 이들 해안도로는 상가들과 길바닥 아스파트가 강풍과 파도에 부서지거나 뜯겨져 나갔다.

해운대 미포와 청사포, 구덕포 등의 횟집이나 음식점 40여곳이 모두 부서지거나 반쯤 부서졌다. 송도해수욕장과 민락수변공원 등 해안도로에 있는 횟집과 카페 등 상가들은 1층 유리창과 전면부, 가게 내부 등이 파손됐다. 해안도로에 깔려 있던 아스팔트 덩어리들이 1~5m 크기의 덩어리로 떨어져 나간 곳도 있었다.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해안도로에는 파도에 휩쓸려온 모래로 뒤덮였다. 이들 해안도로 위엔 바다에서 몰려온 스티로폼 등 각종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기도 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6일 오전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일대 상가가 파도에 의해 망가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김동환 기자

이날 오전 5시30분쯤 부산 북구 화명동 아파트에서 강풍에 유리창이 깨지면서 30대 남성이 다쳤고, 오전 4시58분쯤엔 서구 암남동 송도해수욕장 해안도로에서 비와 파도 등에 의한 침수로 차 안에 갇혀 있던 50대 남성이 119에 구조되기도 했다.

오전 5시15분쯤 부산 수영구 민락동 민락회센터 일대가 강풍에 전깃줄 등이 끊어져 정전되는 등 수영구 망미동 한 아파트 단지 등 8800여 가구가 정전됐다. 5~6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신고된 피해 건수는 520여건에 달했다.

또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밀집한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에서는 지난 5일 밤 11시40분쯤 한 유튜버가 태풍 상륙 상황을 생중계하다 들이닥친 파도에 휩쓸려 10여m 가량 육지쪽으로 떠내려가다 경찰에 구조되기도 했다.

또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부산도시철도(지상구간), 부산·김해경전철 등도 이날 오전 9~10시쯤까지 운행을 중단하기도 했다. 또 저지대, 해안가 등 피해 우려지역의 301가구 400명이 대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