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신설 초등학교 신축 공사가 민주노총 파업 영향으로 늦어지면서 정식 개교가 2개월 이상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1학년 신입생들은 임시 교사에서 공부해야 하고, 인근 학교에서 전학 올 2~6학년 학생들은 학기 중간에 학교를 옮겨야 하게 됐다.
부산시교육청은 9일 “작년 레미콘 운송노조와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인한 공사 차질로 강서구 명지동 명문초등학교의 공식 개교를 당초 예정보다 1~2개월가량 늦추기로 했다”며 “오는 11일 학부모 설명회를 갖고 이에 대한 안내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문초등학교는 명지국제신도시 조성으로 초래된 과밀 학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8개 학급 규모로 지난 2021년 9월 착공해 오는 29일 준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작년 5~6월과 11~12월 사이 민노총 산하 화물연대와 레미콘 운송노조 파업으로 시멘트·건설 자재 등을 제때 들여오지 못해 60여 일간 공사가 중단됐다. 5월 레미콘 운송노조 파업으로 18일, 6월 화물연대 1차 파업으로 22일, 11∼12월 화물연대 2차 파업으로 21일간 각각 골조 공사 등 현장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공사 현장 관계자는 “3월 1일 신학기 시작에 맞춰 공사를 마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준공 후 개교 준비도 해야 해 5월이 돼야 공식 개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명문초등학교 신입생 239명은 1학기가 시작되면 인근에 있는 옛 명지초등학교 건물을 임시교사로 사용해야 한다. 현재 인성교육관으로 쓰이고 있는 인근 임시교사는 신입생들이 많이 사는 주변 아파트 단지들로부터 최대 2.7km 가량 떨어져 있다. 부산시교육청 측은 “통학버스를 운영해 1학년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했다. 또 주변 초등학교에서 전학을 오게 되는 2~6학년 학생 450여명은 공식 개교 후 명문초등학교로 옮기게 된다.
학부모 김모(40)씨는 “처음 취학한 아이가 멀리 떨어진 학교까지 안전하게 다닐 수 있을까 걱정된다”며 “각종 교구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임시교사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산=박주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