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음주운전 차단에 AI(인공지능)가 나선다.
부산시는 “시내버스 승객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운전기사의 음주 운행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AI가 얼굴을 인식하고 혈중 알코올 농도를 재는 ‘안면인식 음주측정기’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버스 운전기사 음주측정기는 현재 부산 지역 33개 시내버스 회사에 설치돼 있으며, 운전기사가 지문을 찍어 신원을 확인한 뒤 기기에 입을 대고 불면 혈중 알코올농도를 측정·기록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이 과정을 카메라로 찍어 영상을 저장한다.
새로 도입할 AI 안면인식 음주측정기는 대상자를 얼굴로 인식해 본인을 확인한 뒤 음주 여부를 측정한다. 운전기사 본인이 아니면 측정을 할 수 없다. 이는 지문은 본인이 찍고 음주 측정은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도 있는 현재 측정 방식의 맹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한 것이다.
지난달 13일 오전 한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부산진구 부암동 도로에서 운전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 상태로 운행을 하다 ‘술 냄새가 난다’는 승객 신고로 적발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운전기사는 음주측정기에 지문을 찍은 뒤 측정은 회사 경비원에게 대신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이같은 사례의 재발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AI 음주측정기’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지역 모든 시내버스 회사가 AI 음주측정기를 올 연말까지 도입하도록 행정권고를 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AI 음주측정기 도입을 전국 처음”이라며 “AI 음주측정기를 도입하지 않는 회사는 사고 발생 시 가중 처벌 조치 등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장기적으론 시내버스 자체에 운전기사의 본인 확인 및 음주 측정 기능을 탑재, 음주 여부를 확인해야 시동이 걸리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회사 음주측정기 수치가 혈중알코올농도 0.02%를 넘겼을 경우 곧바로 회사 관리자에게 알림 문자로 통보, 실시간으로 인지해 음주 운전을 막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유식 버스운영과 버스행정팀장은 “사용 빈도가 아주 높은 시내버스 회사의 음주측정기 센서 교체 주기도 정수기 필터처럼 적정한 주기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