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인 경남 남해대교에서 주탑(主塔)을 걸어서 오르는 ‘브리지 클라이밍(다리 등반)’ 행사가 열린다.
남해군은 28~29일 ‘1973, 남해대교 체험’ 행사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남해대교에서 등반 행사가 열리는 건 처음이다.
남해대교는 1973년 개통한 국내 최초 현수교다. 경남 하동군과 남해군을 연결하는 길이 660m, 높이 75m, 왕복 2차로 다리다. 당시 개통식엔 전국 각지에서 10만여 명이 몰렸다. 박정희 대통령도 참석해 다리를 걸어서 건너기도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닮아 ‘한국의 금문교’라고 불렸다.
2018년 바로 옆에 노량대교(왕복 4차로)가 개통되자 교통량이 크게 줄었다. 이에 남해군은 남해대교를 관광 상품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다리 곳곳에 조명을 설치하고 주탑 꼭대기에 전망대를 만들었다. 남해대교 주변에 스카이워크도 조성하고 있다.
이번 ‘브리지 클라이밍’ 행사는 현수교 케이블 위를 걸어서 주탑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온다. 주탑 꼭대기 전망대에서 남해 일대의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해외에선 호주 시드니의 ‘하버브리지 클라이밍’이 유명하다. 지난 14일부터 40명 참가 예약을 받았는데 닷새 만에 마감됐다고 한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지난 50년간 남해의 관문 역할을 한 남해대교를 기억하고, 역사적 의미를 기념하는 취지에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남해대교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