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23일 발표한 감사보고서에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전교조 해직교사 불법 채용 문제뿐 아니라, 충청북도와 서울 서초구 등 각 지자체에 대한 ‘기동점검’ 결과도 담겼다. 감사원은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지자체와 고위직 등을 감사했다”고 밝혔다. 이 감사에서 충북도는 공무원 친인척 등이 포함된 84명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도 서류 확인 등 최소한의 검증을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서초구와 경기 남양주시 등은 부동산실명제 위반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 업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최근 잇따라 정부 부처와 공기업, 지자체 등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13일 “수서고속철도(SRT) 율현터널의 바닥이 솟아오르는 현상은 국가철도공단이 잘못된 시공 방법을 적용한 탓”이라며 “근본적인 보강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16일엔 장보고 함정과 중어뢰 장비 연동 이상 문제에 대해 국회가 의뢰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22일에는 9~10개월의 감사를 거쳐 SH(서울주택도시공사)의 매입 임대주택 부실 운영 실태와 일부 고액 자산가도 거주하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불합리한 입주자 선정 기준에 대해 발표했다. 현 정부에서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SH 사장을 지냈고, ‘시프트’는 이번 재·보궐 선거로 복귀한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의 대표 주거 정책 브랜드다. 감사원은 21일 TBS교통방송을 찾아 ‘뉴스공장’ 김어준씨의 고액 출연료 문제를 점검했다. 여권 일각의 반발에는 “TBS는 감사원법에 따라 회계검사 및 직무감찰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작년 10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의 각종 불법도 지적했다.
최근 들어 감사원은 정부 재정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분위기다. 연내 현 정부 재정 관리 등에 대한 감사도 앞두고 있다. 최 원장은 신년사에서 “국가 재정이 건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용되도록 점검·보완하겠다”며 “장기적 재정 관리가 필요한 고용보험기금과 건강보험 등에 대해서는 건전성 위협 요인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적절하게 예측,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보완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