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더위 사냥 축제/뉴시스

기후변화로 인해 지난 80년간 우리나라의 여름은 20일 늘어나고 겨울은 22일 짧아졌다. 여름철의 폭염·폭우가 빈번해졌고 절기상 가장 추운 소한(小寒)과 대한(大寒)은 영하에서 영상 기온으로 바뀌었다. 한반도 기온이 상승하면서 계절의 모습도 바뀐 것이다.

기상청은 28일 서울·인천·부산·대구·강릉·목포 등 6개 도시를 기준으로 한반도 기후변화를 분석해 발표했다. 기상관측 자료가 존재하는 과거 29년간(1912~1940년)과 최근 30년간(1991~2020년)의 측정값을 비교한 결과다. 최근 30년간 연평균 기온은 13.7도로 과거 29년간 연평균보다 1.6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 지구 표면 온도는 0.8도가량 상승했는데, 우리나라 도시들의 기온 상승 속도가 2배 빠른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온난화와 급속한 도시화로 인한 열섬현상 등이 기온 상승 폭을 키웠다”고 했다. 조사 기간 내륙인 대구는 2도, 서울은 1.9도 각각 올랐고, 서늘한 바다를 낀 목포는 0.8도 상승했다.

과거 29년간 이들 도시에서 여름은 연평균 98일간 이어졌지만 최근 30년간은 연평균 118일이었다. 기온 상승에 따라 우리나라 여름의 시작은 과거 6월 11일에서 최근에는 5월 31일로 앞당겨졌다. 여름은 일평균 기온이 영상 20도 이상으로 올라간 뒤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을 시작으로 본다. 과거보다 열대야 일수는 8.4일 증가했다. 겨울은 과거 109일이던 기간이 87일로 짧아졌다. 겨울은 일평균 기온이 5도 미만으로 내려간 뒤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부터 시작된다. 대한은 과거 29년간 영하 2.1도에서 최근 30년간 영상 0.9도, 소한은 영하 1.2도에서 영상 0.8도로 각각 기온이 올랐다. 이 기간 한파와 결빙 일수는 각각 4.9일과 7.7일 감소했다. 봄의 시작은 3월 18일에서 3월 1일로 당겨졌고, 올해 서울의 벚꽃은 3월 24일에 개화(開花)해 99년 만에 가장 일찍 폈다.

연간 강수량은 135.4㎜ 증가했고 전체 강수 일수는 21.2일 감소했다. 그만큼 비가 올 때의 강도는 더 강해졌다. 여름철 강수량은 다른 계절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 집중호우가 빈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