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중국 주요 도시에서 측정한 초미세먼지(PM2.5) 수치가 코로나 이전 수준에 가깝게 다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에 따라 해안가 등 공장 가동으로 오염 물질 배출이 늘고, 몽골발(發) 황사가 겹친 탓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12일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 339개 도시 평균 PM2.5 농도는 올해 3월 38μg/m³을 기록해 2019년 수준(41μg/m³)에 육박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3월에는 32μg/m³ 수준까지 내려갔다가, 중국이 코로나에서 회복되면서 다시 농도가 치솟은 것이다. 339개 도시의 올해 1~2월 PM2.5 농도는 43~54μg/m³을 기록했다. 특히 수도 베이징에서는 3월 수치가 83μg/m³ 에 달했다. 이는 3월을 기준으로 2019년(52μg/m³)과 2020년(35μg/m³)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최근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네이멍구 일대에 이상 고온 현상과 함께 눈이 적게 내리면서 황사 발원이 크게 늘었다. 베이징과 톈진, 주변 도시들을 포함한 ‘징진지 2+26’ 지역에서는 2~3월 초미세먼지가 61~62μg/m³ 수준으로 작년(45~62μg/m³)에 비해 최대 50%가량 높아졌다. 이는 중국 생태환경부가 직접 공시한 것들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중국 전역 평균치로는 미세먼지 농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여기에다 중국 상하이 일대 장강삼각주 해안가에는 공장 지대가 많아 이곳에서 발생된 오염 물질이 남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직접 유입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①중국발 초미세먼지의 직접 유입 ②황사를 통한 초미세먼지 증가 ③중국에서 건너온 배출 오염 물질을 통한 초미세먼지 합성까지 세 가지 악재가 겹친 셈이다. 아주대 김순태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중국발 오염물질은 우리 대기상에서 화학반응을 거쳐 추가로 미세먼지가 생성된다”며 “마치 강의 상류에서 다양한 오염물질이 유입되듯이 여러 경로로 미세먼지가 들어오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월 본격 가동을 시작한 천리안2B 환경위성에도 장강삼각주 일대의 고농도 이산화질소(NO2) 발생 장면이 종종 포착되고 있다. 중국 공시 자료에 따르면, 장강삼각주에서 측정한 NO2 수치가 올해 1~3월 23~43μg/m³로 작년 같은 기간(18~33μg/m³) 보다 훨씬 높았다. 최근 이 일대 공장과 자동차 운행 등이 늘어나며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잦은 황사도 국내에 부담을 주는 요소다. 국립기상과학원 김정은 연구사는 “통상 황사는 수십~수백㎛(마이크로미터)의 큰 입자들이지만 작은 입자들도 함께 섞여서 한반도로 넘어올 수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3월 기준 PM2.5는 2019년 39μg/m³, 2020년 21μg/m³, 올해 27μg/m³ 등으로 다시 높아지고 있다. 임이자 의원은 “우리 자체적으로도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면서도 “코로나 회복기에 중국과의 보다 실질적인 미세먼지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