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상습 정체 구간인 경부고속도로 화성(동탄)∼서울 구간과 경인고속도로 및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에 지하 도로가 추가 건설된다. 또 지방 도시 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영월∼삼척, 영동∼진천, 성주∼대구 구간에 신설 고속도로가 들어설 전망이다.

서울~화성 지하 도로 조감도 국토교통부가 미리 그려본 경부고속도로 화성∼서울 구간 지하 도로 조감도. 지상 도로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지하 도로를 뚫고 지상에는 버스전용차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는 전국 37개 고속도로(약 1119km) 신설·확장 방안인 ‘제2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2021∼2025년)을 확정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 계획은 국토교통부가 2025년까지 어떤 고속도로의 건설·확장을 추진할 것인지 밝히는 ‘5개년 계획’이다. 이후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등에 따라 건설 계획이 바뀔 수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지역 균형 발전과 교통 혼잡 완화 등의 기준에 따라 신설 19건, 확장 18건 등 총 37건의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55조원의 예산을 들여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엔 ‘만성 정체 구간’으로 꼽히는 경부고속도로 양재IC 이남 화성(동탄)∼서울 구간(32.3㎞)의 지상 고속도로는 그대로 두고 그 아래에 새로 도로(터널)를 추가 건설하는 방안이 담겼다. 사업비는 3조2051억원이다. 서울시와 서초구가 추진하고 있는 경부고속도로 한남 IC~양재 IC 구간(6.4㎞) 지하화 사업은 이번 계획에서 빠졌다.

국토교통부는 또 차량 정체가 심한 경인고속도로 인천∼서울 구간(19.3㎞),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퇴계원∼판교 구간(31.5㎞)에 각각 2조41억원, 4조486억원을 투입해 지하도로를 신설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하도로 건설로 여유가 생기는 기존 지상도로에는 버스전용차로 확대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경부고속도로 청성∼동이 구간(12.3㎞), 중부내륙고속도로 김천∼낙동 구간(24.0㎞) 확장 공사, 금천∼화순 구간(18.6㎞) 고속도로 등도 “교통 혼잡 완화 목적”이라고 국토부는 밝혔다.

‘국토 균형 발전’ 차원에서는 14조6700억원을 들여 총 5건의 고속도로를 신설할 계획이다. 남북 방향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비한 동서 방향의 간선도로 확충을 위해 영월∼삼척(91.0㎞), 무주∼성주(68.4㎞), 성주∼대구(18.3㎞) 구간에 새 고속도로를 놓겠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영월∼삼척 고속도로가 생기면 영월·단양군에서 삼척·동해시까지 통행 시간이 20분 이상 단축돼 강원 영동·영서 지역 간의 이동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무주∼성주 및 성주∼대구 고속도로는 영·호남 연결 강화 차원”이라고 했다. 또 국가간선도로망의 평균 이격 간격(약 30㎞)을 상회하는 충청 지역의 중부선과 중부내륙선(이격 거리 평균 73㎞) 사이에 영동∼진천 구간(75.2㎞) 고속도로를 새로 만들어 충청 지역 이동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했다. 완도군·해남군·강진군 등 전남 남부 지역 주민들이 30분 이내에 고속도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완도∼강진 고속도로 사업(37.5㎞)도 이번 계획에 포함됐다.

‘남북 교류·협력 대비’ 차원에서 10조1000억원을 들여 4개의 고속도로 건설 사업도 추진된다. 향후 남북 협력과 양주 신도시 개발 등으로 증가할 수도권 북부 지역의 교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연천(50.7㎞) 고속도로를 신설하고, 낙후된 접경 지역의 산업·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포천∼철원(40.4㎞), 춘천∼철원(63.2㎞), 속초∼고성(43.5㎞) 구간 고속도로를 새로 놓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 ‘물류 산업 지원’ 명목으로도 8조34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5개 고속도로를 새로 만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청주국제공항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오창∼괴산(51.8㎞) 고속도로 신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에 대비하는 구미∼군위(24.9㎞) 고속도로 신설 사업이 대표적이다. 옥포국가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한 거제∼통영(30.5㎞) 고속도로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번 계획에 포함된 37건의 고속도로 신설·확장 사업은 향후 중점 사업부터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친 뒤 타당성조사, 설계 등의 후속 절차를 밟게 된다. 설계부터 완공까지 10년 안팎 걸릴 전망이다. 이번 37건 사업 중 ‘중점 사업’으로 분류된 고속도로 사업은 ①화성∼서울 지하도 신설(경부선) ②퇴계원∼판교 지하도 신설(수도권 제1순환선) ③인천~서울 지하도 신설(경인선) ④김해∼밀양 구간 신설 ⑤영동∼진천 구간 신설 ⑥영월∼삼척 구간 신설 ⑦성주∼대구 구간 신설 ⑧완도∼강진 구간 신설 등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되면 지역 간 평균 이동 시간이 약 6% 단축되고, 30분대 고속도로 접근이 가능한 전국 국토 면적의 비율이 현행 74.3%에서 84.5%까지 증가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