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북촌로112 감사원 건물./조선일보 DB

감사원이 조만간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를 상대로 한 감사에 착수할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현 여권의 사퇴 요구에도 ‘임기가 남았다’는 이유로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감사여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최근 방통위에 ‘오는 22일쯤 정기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의 방통위 정기 감사는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감사원 측은 정기 감사가 보통 2~5년 주기로 이뤄지고 이번 방통위 감사는 올해 연간 감사 계획에도 이미 잡혀 있었기 때문에 방통위 감사는 정치적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시기다.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은 연일 “후안무치한 자리 욕심을 낸다”며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는 “성실히 임무를 수행하겠다”며 거부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감사원이 방통위에 대한 감사에 들어가면서 일각에선 ‘한 위원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감사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감사원의 감사 착수 시점을 근거로 이번 감사가 한 위원장의 거취와 맞물려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감사원의 정기 감사는 해당 기관장의 업무 지시 전반은 물론 법인카드, 관용차 사용 내역 등 세세한 내용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예정된 정기 감사를 기관장 거취와 연결 짓는 건 무리한 해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