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리나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다른 온실효과의 주범인 메탄의 농도 역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 발표한 ‘2021 지구대기감시보고서’에 따르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의 작년 연평균 이산화탄소 배경농도(오염원 없는 자연 그대로의 농도)는 423.1ppm을 기록해 1999년 최초 관측 이래 최고치로 기록됐다. 423.1ppm이란 공기 입자 100만개 중 423개가량이 이산화탄소란 뜻이다. 제주(421.5ppm)·울릉(420.8ppm)감시소도 역대 최고치였다. 이산화탄소는 한번 배출되면 절반은 생태계·해양 등에 흡수되고 나머지 절반은 대기에 남는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서 없어지기까지 100년 이상 걸리는 데다, 계속 축적되기 때문에 농도는 앞으로 더 짙어질 전망이다.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약 28배 크다고 알려진 메탄은 증가 폭이 가파르다. 안면도감시소에서 측정한 작년 농도는 연평균 2005ppb로 재작년보다 22ppb 증가했다. 1ppb는 공기입자 10억개 중 1개가 메탄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안면도의 메탄 증가분은 최근 10년 연평균 증가분(10ppb)을 2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제주(1982ppb)·울릉(1988ppb)감시소도 재작년보다 각각 14ppb, 16ppb 증가했다. 국내 메탄 농도는 세계 평균보다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공기 중 메탄은 2007년부터 연평균 8ppb씩 증가하고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달리 배출원이 습지·바다·농업·화석연료 등으로 다양해 최근 급증한 원인은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온난화로 습지 등에서 메탄을 배출하는 미생물 활동이 활발해지며 농도가 높아졌다는 추정 정도만 나온 상황이다. 다만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달리 대기 체류 기간이 9년으로 비교적 짧아 저감 정책을 통해 농도를 낮출 수 있는 온실가스로 꼽힌다.
작년 공기는 재작년보다 탁해졌다. 안면도감시소의 지난해 미세먼지(PM10) 연평균 농도는 1㎥당 33㎍(마이크로그램)으로 재작년(27㎍)보다 22% 증가했다. 제주(36㎍)는 전년보다 28.5%(8㎍) 높아졌다. 기상청은 미세먼지 증가 원인을 ‘황사’로 꼽는다. 지난해 황사 관측일은 10.8일로 재작년(2.7일)보다 4배, 평년(1991~2020년 평균·6.4일)보다 1.7배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