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가 최근 4년간 9일에 한 번꼴로 태업(怠業)하면서 평균 40여 분씩 지연 운행해 열차 이용객들에게 피해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노조는 지난 14일 총파업을 시작해 열차와 지하철 감축 운행으로 나흘째 시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철도노조 총파업 나흘째인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전광판에 18일 오전 9시까지 파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17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2019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4년간 매년 1회 이상, 총 170일 태업했다. 2019년은 55일(3회), 2020년은 16일(1회)이었고, 2021년은 72일(2회)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는 19일(3회), 올해는 지난달까지 8일(1회)로 조사됐다. 대상 기간인 1491일 중 8.7일에 한 번꼴로 태업한 셈이다.

지난 4년간 태업 때문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열차는 총 1038편으로, 1편당 지연 시간은 평균 44분으로 집계됐다. 열차 한 편에 탑승하는 승객이 수백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철도노조의 상습적인 태업으로 열차 이용객들이 수십만 시간을 날린 것이다.

서범수 의원은 “명분과 목적성이 없는 철도노조의 태업, 정치 파업으로 국민의 소중한 시간과 재산에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국민의 발이 돼야 할 철도가 국민을 인질로 삼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총파업 나흘째인 이날 전국 열차 운행률은 평시 대비 71.8%로 전날(70.8%)보다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서울~부산, 서울~광주송정 등 KTX 주요 노선에서는 열차 탑승권 대부분이 매진돼 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철도노조는 16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수서행 KTX 운행 등 요구 사항을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이 들어주지 않으면 2차 총파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7일 오후 서울역을 찾아 비상 수송 대책 추진 현황을 점검한 뒤 “전혀 검토한 적 없고 실체도 없는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철도노조는 국민 불편과 경제 발목을 잡는 파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