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 야적장 모습./환경부

곧 장마가 시작되는 가운데 4대강 주변 퇴비 야적장은 10곳 중 4곳꼴로 여전히 방치돼 있는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야적 퇴비는 비가 오면 하천으로 흘러간 후 폭염 때 녹조를 발생시킨다. 퇴비 안에 든 인·질산 등이 높은 수온, 강한 햇볕과 만나면 녹조가 생성된다. 올여름 예년 대비 높은 기온과 많은 강수량이 예고됐는데도 야적 퇴비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4대강 주변 공유지에 야적 퇴비가 확인된 397곳 중 225곳(56.7%)만 수거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4월까지 야적 퇴비 조사, 5~6월 집중 수거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우리나라 평년 장마 시작일은 6월 19일(제주도)이라 적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야적 퇴비를 다 치워야 하지만 수거율이 미미한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녹조가 가장 심한 낙동강을 대상으로 부적정하게 적치된 퇴비를 주인이 수거하도록 하는 방안을 시행한 바 있다. 당시에도 녹조 원인 제거를 위해 장마 전에 퇴비를 전부 치우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장마가 시작하고 난 뒤인 지난해 6월 30일까지 수거율은 41%에 그쳤고 지난해 9월까지 최종 수거율도 81%에 그쳤다. 퇴비 주인이 수거 명령을 따르지 않아도 강제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 저조한 실적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환경부는 이런 지적에 따라 올해는 공유지에 쌓아둔 퇴비를 수거하라는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고발되고 가축분뇨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각 지자체에 안내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자체에서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올해도 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환경부는 “수거되지 않은 야적퇴비는 덮개를 설치해 침출수가 나오지 않도록 관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덮개를 덮어도 땅이 젖으면 침출수가 나올 수밖에 없어 사실상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4대강 수질을 악화시키는 근본 원인은 이 일대 축사에서 나오는 가축 분뇨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전후 16개 보(洑)의 수질을 비교한 결과, 낙동강 상류에 있는 구미보·상주보·낙단보 등 3곳에서만 수질이 악화했다. 과학원은 이 일대에 늘어난 가축 수만큼 가축 분뇨 처리 시설 확충이 미흡했던 것을 수질 악화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낙동강 상류 전 지역의 소·돼지 수는 2012년 89만 마리에서 2021년 103만 마리로 약 14만 마리(15.7%)나 증가했다.